- 그의 山

북한산 숨은계곡 - 가을빛의 Symphony

Chris Yoon 2021. 10. 31. 07:01

 

가을산중에 계곡이 깊어 제일먼저 단풍이 곱게 든다는 '숨은壁'.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없는듯 길게 누워있는 바위壁.
거대한 암석으로 만들어진 곳곳의 위험한 절벽들... 그 石壁을 타고 올라야한다

 

 

 

하늘엔 구름마저 곱고 몇 일전 내린 충분한 가을비로 암석 틈에서는 물이 솟아 흐른다

암석을 손으로 잡고 오르는데 새어 나오는 물이 미끄러워 자칫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쉽다

비온후의 산행은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기필코 올라야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깊은 숨을 몰아쉰다

아래를 보니 해골이 누워있다.

언제부터 저 해골바위는 저렇게 누워 위험한 계곡이라고 끊임없는 암시를 주는 것일까?...

 

 

 

죽음의 암시...

인간들은 산의 규율과 법을 어기기 때문에 죽어가는 것이다

비가 오면 해골은 두 눈에 빗물을 가득담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한다

산을 내려가라고...

 

 

 

나 다시 이곳엘 못 올 줄 알았다
몇 해 전, 이곳에 왔다가 심한 눈보라를 만나 꼼짝없이 산위에서 죽는줄 알았다
그리고 다시 위험한 산행을 하지안으리라 마음 먹었다
그러나... 인간의 치유는 빠르다.

오로지 산이 보고싶어서 다시 왔을 뿐이다.

 

 

 

안녕! 바람아, 구름아, 하늘아, 소나무야,
그리고 내가 밟고 서있는 바위능선아.
그동안 그리도 보고 싶었는데...

 

 

 

바위능선을 걸어봐요. 조심 스럽게...
마치 춤을 추듯, 탭댄스를 하듯 작은 새처럼 걸어봐요
등산화를 벗고 맨발에 바위의 감촉을 느껴봐요.
아! 나는 살아 있구나... 생명의 소중함이 느껴질테니.

 

 

올 적마다 어루만지며 수없이 바위벽에 새겼던 대화들
나, 잘 있었다고... 아무일 없었던듯 잘 지냈노라고...
거기, 당신도 잘 지내시나요?...

 

 

 

산이 대답한다. '그래, 나도 잘 있어요.'...
아래를 보니 까마득한 절벽이다. 까마귀가 몇마리 날고있다
알프스 정상에도 까마귀가 있었다. 산까마귀는 산의 메신저라고 한다
말을 할 수 없는 산이 까마귀를 시켜 대신 말하는 것이다

 

 

 

저렇게 올라야 하리.
손톱으로 바위틈을 붙잡고 발가락에 힘을 주어 한 걸음, 또 한 걸음,... 올라서는 것이 우리의 인생
걸어온 길은 까마득한데 올라야 할 바위벽도 만만치않다

 

 

 

바위 산 하나, 암벽 한 개, 오를적마다 숨을 헐떡인다
그리고 고개마다 쉬며 짜릿한 아픔을 씹는다

 

 

 

여기까지 온것만도 어찌 나 혼자만의 힘일까?
햇빛이, 바람이, 길을 밝혀주고 이마의 땀을 식혀 주었는걸...
이제 조금 더 가면 목적지인걸...
그대, 그대 자신에게 언제나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나 기도한다

 

 

 

이토록 천국을 보여주려 나를 험한 곳으로 인도 하셨나니..!
천국이 따로 없고 바로 여기 단풍 숲이 천국이려니.
저 불타오르는 빛갈은 현재의 나의 삶, 나의 연륜, 나의 사랑...

 

 

 

산 아래, 작은 돌을 문지르다 손을 떼면 돌이 붙는 순간이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모아 기도를 드리며 정성을 다 하라고...

감사 합니다
나, 나의 가족, 나의 자식,...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 Chris Nicolas -

 

 

 

 

Symphony를 찾아서

01. Sacred Moment
02. First Light
03. A Thousand Wings
04. This Time
05. The Storm
06. When Angels Cry
07. Redemption
08. The Beautiful Peace
09. on Wings Of Love
10. Ascension

 

윗 음악들은 Mike Rowland 의 음악으로 Symphony Of Light 로서

비장하고 빛이 내려오는듯한 감명을 주는 음악들 입니다

마음이 산란할때나 흩으러져서 지친 정신을 모으고 싶을때 이 음악을 들으시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Dust in the Wind

 

 

 

I close my eyes
Only for a moment
And the moment's gone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Dust in the wind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Don't hang on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It slips away
And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잠시 눈을 감으면
그 순간은 가버리고 맙니다.
나의 모든 꿈들은 호기심어린 눈 앞을 스쳐가 버립니다.
바람 속의 먼지, 모든게 바람 속의 먼지와 같지요.

똑같은 옛날 음악, 망망대해의 물방울 하나.
우리가 아무리 인정하지 않으려 해도
우리의 모든 것은 땅 속으로 묻혀 사라집니다.
바람 속의 먼지, 모든게 바람 속의 먼지와 같지요.

집착하지 마세요.
땅과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영원한게 없어요.
사라지기 마련이죠.
그리고 당신의 모든 재산으로는 일분의 시간도 살 수 없답니다.

바람 속의 먼지, 모든게 바람 속의 먼지와 같지요.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입니다.

 

 

 

오랜만에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구파발 종점에서 내려 일영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을 뒤로하고

단풍이 고운 숲을 지나 본격적인 암벽타기를 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다녀왔습니다

자칫 아래를 보니 천길 낭떠러지...

떨어지면 내목숨 하나, 일순간 바람속의 먼지와 같은 존재라는걸 느꼈습니다

 

숨은 벽.

북한산 숨은 벽은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숨어있는 벽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윗 사진 가운데 능선)

지난 10년동안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입산이 통제됐었습니다.

2009년 1월1일부터 개방되면서 많은 등산 애호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지요.

 

그래, 잠시 눈 감으면 그 순간은 모든건 가버리고 말지...

집착하지 말자.
산과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영원한게 없지.
모든건 사라지기 마련.
그리고 나의 모든 재산으로는 일분의 시간도 살 수 없지.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올랐습니다.

 

산을 내려와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무리를 해서인지 잠도 오지않고 이시간까지 앉아 있습니다

현재시간 새벽3시. 새벽이 오는데도 정신은 더 맑아 집니다

오늘 다녀온 숨은벽 사진은 차츰 산행일기에 공개 됩니다.

 

 

Chris Nicolas

 

 

 

새처럼 가볍게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바람을 타고, 구름을 뚫고...

그렇게,... 그렇게... 살다 갈 수는 없는 것일까...

 

 

 

 

 

 

 

 

산이 좋아 구름을 뚫고, 바람을 헤치며 올라 왔는데

비는 내려 아래로, 아래로,... 내려 갑니다.

< 백운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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