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malaya 29

조난자[遭難者]

The Traveler 여행자는 눈물을 삼킬 줄 알아야한다 복받치는 슬픔이 밀려와도 참아야한다 새삶을 꿈꾸며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갈줄 알아야한다 스무 살이 되자 열두 살의 어둠은 여명처럼 되었고 마흔다섯이 되자 청춘의 슬픔은 이슬이 되어 있었다 지나가고 지나간다 내 가슴을 찢어 놓은 어떤 바다, 어떤 구름, 어떤 노래, 어떤 미소도 먼 바다 흰 구름 가벼운 한숨과 바람이 되듯 빗방울에 몸을 잃어 가는 돌멩이처럼 한 사람도 결국 지워지고 지워진다 해가 뜨자 달이 뜨고 별이 뜨자 해가 뜬다 - 이운진의 全文 Chris입니다 오지를 다녀온후 후유증으로 시달리고있습니다. 많이 다친것은 아니고 조금 허리 부상을 입었습니다 서둘러 오긴 했으나 완쾌되기까지 조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듯 합니다 따라서 블로그도 잠..

- Himalaya 2021.10.30

다르질링(Darjeeling)에서 멈춰선 시간

다르질링(Darjeeling)에서 멈춰선 시간 윤필립 협괘열차를 타고 여기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그도그라(Bagdogra) 실리구리에서 비행기를 내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에서 North East Frontier Rail Way 라는 150년전 시작한 철도를 따라 구불구불 끝도 없이 5시간을 달려 들어와야 하는 곳 영국인들이 차를 실어 나르던 열차가 이젠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격했던 서러움들은 내 몸 안에서 서서히 빠져나가고 짓물렀던 슬픔도 엷어진 이제 내 품으로 돌아온 전생이 몇 백년 된 나무를 껴안고 숨을 고르는 동안 내 육신은 하늘 아래 제일 가까운 차밭에서 딴 홍차를 마신다 다젤링에선 홍차를 마시려면 티백으로 마시지 말고 잎 차로 마셔라 그래야 제대로 된 홍차맛을 느낀다 여기는 지도..

- Himalaya 2021.10.30

다르질링(Darjeeling)에서 온 편지

다르질링에서 온 편지 지금 지구는 외롭고 바람 부네 사람이 그리워 사람의 마을로 간 것을 파계라 하던가 여기는 별이 너무 많아 더러는 인간의 집을 찾아들어 몇 점 흐린 불이 되기도 하네 히말라야의 돌은 수억 년 전의 조개를 품고 있다지 이 생의 일인데도 어떤 일들은 아득한 전생의 일처럼 여겨져 꽃 같은 기억, 돌 같은 기억이 너무 많아 세상이 나를 잊기 전에 내가 나를 잊었구나 농담을 하듯이 살았네 해발 2억 광년의 고산을 넘어와 밤마다 소문 없이 파계하는 별들 보며 전생의 내가 내생의 나에게 편지를 써 거꾸로 읽어 보네 여인숙 옆 사원에서 들려오는 주문인 듯 네부람바고롭외 .... 詩 / 류시화 《詩集,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中에서》 Music / Deuter - Nada Himalaya..

- Himalaya 2021.10.30

나는 Himalaya에 와있다.

고산병 때문이었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숨이 가빠서 밤새 뒤척였다 마치 물 속에서 잠자는 것 같았다 자다가 산소가 부족해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 깜빡 잠든것 같았지만 밤새 깨어있었다 온 몸이 물에 빠졌다 나온듯 흠씬 젖었다 바람소리가 4,200미터 고지의 스산함을 더해준다 옷을 껴입었지만 춥다 밤새 새우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40분,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침낭에서 빠져 나왔다 얇은 베니어 판으로 벽을 막은 조그만 방 헤드랜턴을 켜고 창 밖을 내다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창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며칠째 깎지 않은 수염 자외선에 거칠어진 얼굴 입에 안맞는 현지음식으로 버티며 산행을 한 그동안 수척해진 내 모습이 무척이나 낯설다 방안은 온기가 없어 숨을 쉴 때마다 허연..

- Himalaya 2021.10.30

Himalaya에 가면 III

Himalaya 삶이 지루하거든 희말라야로 떠나라 눈 시린 하늘위에 흰 구름을 풀어 천년설의 산맥들 즐비하게 세우고 죽음의 비탈을 쓸어가는 바람소리를 들어보라 깊숙이 크레바스를 가르고 오래도록 습관이 된 신음소리를 거기 산골짜기 비밀스런 가랑이로 깊숙히 밀어 넣어보라 산이 일러주는 백년설의 은유로 당신 생애의 연대기를 해득해 보라 크레바스를 통해 산의 심장으로 들어 가 고작 광물질과 지층의 구조속에서 우리가 한 줄기 바람같이 일어났다가 다시 드러눕는 숙명과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확인해 보라 그래도 별 볼일 없으면......... 눈 덮인 계곡으로 굴러 떨어져보라 그러면 만년설이 당신을 덮어 두리라 눈과 바람과 불가사의로 덮어 신비처럼 거기 썪지않게 당신을 묻어 두리라 그리고 언젠가,... 당신보..

- Himalaya 2021.10.30

Himalaya에 가면 II

나는 늘 히말라야에 가서 봉우리에 오르길 꿈꿔왔다 설산, 눈 덮인 봉우리, 그 봉우리를 바라보며 티벳 라싸를 거쳐 삼보일배를 하며 다아즐링까지 가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협괘열차를 타고 여기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그도그라(Bagdogra) 실리구리에서 비행기를 내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에서 North East Frontier Rail Way (150년전 시작한 철도)를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끝도 없이 5시간을 달려왔다 영국인들이 차를 실어 나르던 열차가 이젠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격했던 서러움들은 내 몸 안에서 서서히 빠져나가고 짓물렀던 슬픔도 엷어진 이제, 내 품으로 돌아온 전생이 몇 백년 된 나무를 껴안고 숨을 고르는 동안 나는 하늘 아래 제일 가까운 차밭에서 딴 홍차를 마신다 다아즐링에..

- Himalaya 2021.10.29

Himalaya에 가면 I

나는 아무래도 다시 Himalaya로 떠나야겠다 그 외로운 하늘 밑 봉우리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컬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 허리에 깔리는 장미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된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Himalaya로 떠나야겠다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할 목 쉰 소리로 저 바람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구름 휘몰아 도는 바람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 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독한 술 한 병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Himalaya로 떠나야겠다 떠돌이의 신세로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곳 산새가 가는 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따라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들의 신나는 이야기와 기나긴 눈 벼랑..

- Himalaya 2021.10.29

Himalaya -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

사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불 같은 상처를 얻은 적이 있었는데 가령 한 말의 술을 마시고 한나절의 비를 맞고도 자벌레처럼 움츠리던 적이 있었는데 비 맞은 매미처럼 떨었는데 그런 날이면 나 적벽에 가고 싶었네 나 그저 생전에 하나의 태몽 어느 여름날 어머니의 꿈속을 유영하던 어린 물고기였을 뿐인데 그 윤회의 강에서도 나는 이 사랑을 꿈꾸었던가 큰물 지면 큰물이 흐르고, 물은 더욱 단단한 뼈와 흰 힘줄을 갖고, 그 힘으로 나를 덮치고, 사랑은 물처럼 흐르고, 젖은 깃털처럼 나를 가라앉히고, 나무들은 강둑으로 얼굴을 내밀고, 네 설움 가소롭다, 어디서 어머니의 목소리 들리고, 적벽은 보이지 않고, 나는 더 이상 물고기가 아니고…… 사랑을 하고서도 우화하지 못하네 그대의 龍門 아래 상처는 비늘처럼 빛나고 나 화석..

- Himalaya 2021.10.29

Les Voyageurs - The Wind Of Emptiness(虛空之風)

Les Voyageurs 잠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올까 합니다. 요즘 가을 하늘이 파랗게 깊어가고 가을 햇살이 투명해 지니 그냥 이대로 앉아있을 수가 없군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하여 음악원고를 미리 올려놓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도착하는 대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잠시 안녕을... - Chris Yoon - 나, 아직 저 길이 끝나지 않은 곳에서 돌아왔구나 저 길을 다시 떠나야 하리 하늘이 이토록 파란데 햇빛속을 떠도는 공기가 이토록 투명한데 나, 다시 저 길을 떠나야만 하리 여행을 다녀오면, 마치 기념품처럼 주어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리움이다. Rene Aubry - Les Voyageurs (여행자)

- Himalaya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