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눈 내리는 날

Chris Yoon 2022. 12. 13. 20:24

 

아침 8시 아내와 집을 나선다.

병원으로 가는 날, 아침에 공복전에 채혈을 하여 조사의뢰를 하고 1시간여를 기다려 검사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내분비내과 김두만교수, 혈액종양내과 송헌호교수의 진료를 받는다.

- 당뇨도 생각만큼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갑상선도 아밀로이드때문에 생긴증세인데 많이 좋아졌습니다. - 김두만교수

- 백혈구도 많이 줄었군요. 일주일간 편히 쉬시고  2주후에 뵙겠습니다. - 송헌호

 

돌아오는 길. 잠실 윤경제한의원에 들려 윤경제원장을 만나다.

나의 혈액암을 알아보고 암시를 줬던 분.

- 당신, 기분나빠. 어디서 이런 병을 옮아가지고와서 지금 문제가 심각해.

나는 그 길로 병원으로 가서 아밀로이드종을 병명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반, 다시 윤경제원장을 만났다.

윤경제원장과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죽을 고비는 넘긴듯합니다. 제가 다시한번 봐드리겠습니다.

윤원장은 나를 진찰대에 눞히고 진료를 한후, 침을 놓아주었다.

- 불필요한 혈액과 기운으로 몸이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그와 헤어져 문자를 보냈다.

'윤원장님, 오늘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차츰 더 나아져서 파스타도 사먹고 아니,... 그보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여생을 저녁노을같이 살아요.'

 

오후부터 눈이 내린다.

내어다보니는 송파의 거리들이 하얗게 가려진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날, 눈이라도 좀 더 내려 나를 덮어줬으면...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들으면서 또 울었다.

어제 전화를 걸어주신 숙부님을 생각하니 울음이 또 터졌다.

두달만 있으면 100세가 되시는 숙부님이 일흔다섯살 조카의 병을 걱정하신다.

- 너, 아직도 병원에 있냐?

- 네, 검사를 해보니 암세포는 하나도없이 다 나았는데 죽을때까지 관리를 해야한답니다.

제가 숙부님을 생각하면 면목이 없습니다.

전화를 끊고 엉엉울었다. 그래 울자. 실컨 울자.

 

이렇게 울고나면 내일부터 나는 나을것같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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