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Autumn Life III

Chris Yoon 2022. 12. 5. 01:30

 

 

저것이 가을인가 묻는다.

파랗고 있는 것을, 싸늘하고 있는 것을, 두 귀가 아프고 있는 것을.

가을인가 묻는다.

기막히고 있고 눈부시고 있고 붉고도 있는 저것이 가을인가 묻는다

가난하고 친하고 떨리고 있는 저것이 가을인가 묻는다.

어쩌면 틀리고 있는 저것이 그래서 맞으려고 있는 저것이 더 맞으려고 있는 저것에게 가을인가 묻는다.

위험허고 천만하고 외롭고도 있는 저것을 가을인가 묻는다.

저것이 저것에게 저것을 오 저것으로 부르는 저것에게 가을인가 묻는다.

무안하고 무색하고 뚝 떨어지고 있는 저것이.

 

저것이 가을인가?   -  김언

 

 

 

밤새 음악을 들으며 잠결에 어렴풋이 시계를 보면 2시간쯤씩 흘러가고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수면제 없이도 많이 잘 자는 편이다.

기진맥진 하듯이 누워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이면 겨우일어난다.

식욕이 없어도 뭔가는 에너지를 채워 넣어야한다.

그냥 특별난것 없이 그중에서 땡기는 것을 꺼내놓고 아침식사라고 생각한다.

롤 케익, 그리고 과일을 두어개 억지로라도 먹으며 에너지를 비축한다

그리고나면 하루가 시작된다.

 

가을도 이제 끝났다.

비가 오고나더니 이상한파로 추워졌다.

날이 추워지니 마음도 더 춥다. 어디다 마음 붙일 데가 없다.

 

그럭저럭 운이 좋은 날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보내고, 내년봄을 기다려야한다.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사는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다 들 잘 지내야할텐데... 부디 아프지말거라.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작별할때 내가 이렇게 병에 걸리고 망가질줄을 꿈에나 생각했던가!

내일을 알 수 없는게 우리네 인생이다.

우리가 함께했던 젊은날의 추억들. 이젠 떠올리기조차 아까운 시간들이 되어버렸다.

다시 회복하여 그들과 재회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면서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내일은 또 무슨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내 운명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저 푸른 나무들이 서서이 겨울로 옮겨왔듯이... 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2022.12.01.

 

세월이 잘간다.

하루, 이틀, 사흘... 그러다보면 일주일이 금방지나가고 어느새 12월이 왔다.

그래서인가? 오늘은 어제와 그 이어진 밤, 그리고 아침을 맞으며 자연스럽게 시간이 이어졌다.

마치 슈베르트의 'Schubert - Nacht und Traume, D.827(밤과 꿈)'의 연주를 듣듯 무리없는 시간들이었다.

일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시간을 연결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애썼다.

마카롱, 호두과자, 단팥빵에 우유로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종일 음악을 들었다.

 

작년에는 쌓인 슬픔이 많았다.

그러나 그 슬픔들을 곱씹으며 슬퍼할 시간들조차 없었다.

12월 이맘때쯤... 룩섹을 꾸려서 병원을 찾아가면서 택시도 못잡고 숨이 가빠서 3걸음, 쉬었다 또 세걸음... 그렇게 전철역까지 와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서야 설음이 복받치며 슬픔이 터져나와 끝내 울음이 터졌다.

입원수속을 하고, 골수검사를 하고, 심장초음파, 신장검사, 지방검사... 를 하며 병원에 갇힌체 매일 X-Lay와 혈액검사를 하며 용감하게 무너지지않고 잘 견디며 항암치료에 도전했다.

이제야 생각하면 울음이 터져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혼자있으면서 걸핏하면 운다.

울음이 많아진건 왜 일까? 이제 조금 안도의 여유가 찾아온 것일까?

 

조금만이라도 더 오래 살고싶다.

아내의 친구가 암에걸려서 수술을 끝내고 또 전이가되어 치료를 하며 사경을 헤메이고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내가 눈내린것을 다시 못 볼지도 몰라...' 그 한 마디는 나를 또 울게 만들었다.

이렇게 슬픔이 매일 밀려오는데 내가 왜 울음을 참으려고 애쓰는지...?

울음을 참다보면 더 가슴이 메어지며 머리가 아프다.

제발 실컨 울기라도 할 수 있도록 체면을 버렸으면...

 

 

2022. 12.04.

 

 

아침에 꿈인지 생시인지 몽롱한 의식상태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분명 Hymn이었다,

숲속에서 한줄기 빛이 내려오는 가운데 경건하게 들리는 찬가였다.

이제 이렇게 살고싶다.

 

2022.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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