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A Wedding I

Chris Yoon 2022. 11. 21. 02:07

 

결혼은 나이가 찼다고,

남들이 하니까 나도 그 시기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집안의 강압에 눌려 했던적이 있다.

결혼연령도 시대에 따라 많이 변했다.

 

아주 오래전, 우리가 농경사회일때는 토지를 많이 가지고 농사를 많이 지으면 부자집이었다.

그래서 밭에나가 일손을 거둔다던가 ... 순전히 노동착취 목적으로 일하는 여성으로 부모들의 거래로 결혼은 이루어졌다.

그래서 아직 다 자라지않은 남성에게 연상의, 과년한 여염집 딸을 데려와서 혼인을 시켰다.

그녀들은 밭일을 하고, 또 밤에도 적지않은 물레질이나 베틀짜기 등 가사를 해내며 일찍 손을 이어야한다고 어린나이에 육아까지 해내며 평생을 헤어날 수 없는 운명의길로 들어갔다.

그 사이 남성은 한양이나 동경으로 유학을 가서 신학문을 공부하며 신여성을 만나 새로운 연애에 눈을 뜨고 두번째로 신식결혼을 또 한번 치룰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아! 비극적 삶의 시작이다.

 

부모들의, 아니 집안의 부조리와 무참하게 짓밟히면서도 말한마디 못하는 어머니의 삶을 보면서 딸들은 생각한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그리고 집을 뛰쳐나온다. 즉 독립이다. (남성도 별반 다르지않다).

원룸을 얻어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고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저녁이면 슈퍼마켙에서 1인용식사를 사가던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 집에 도착해보면 하루종일 배달된 물품들이 현관앞에 수북히 쌓여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며 스마트폰으로 외부와 소통을 하며 1인시대를 불편없이 살아나간다

그러나 한달 보수를 받으면 전기세, 관리비, 식대를 제하고나면 통장은 잔고가 남질않아 저축을 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 생활에서 탈출하고싶다.

신데렐라를 꿈꾼다. 누가 나를 최소한 아파트 30평에 다이아반지 5캐럿에 데려갈 사람은 없을까?

여성들이 신데렐라컴플렉스로 결혼을 꿈꾼다면  맞벌이부부가 첫 조건이라는 영악스러운 생각을 하는 남성들의 결혼관도 만만치않다.

 

나는 그런 세월의 흐름속에서 징글징글하도록 못살던 박정희 공화당시절부터 수출전선으로 온 세계의 지사망 넷트워크를 통해 일요일도없이 회사에 나와서 열여섯 시간의 노동을 하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거치며 부지런히 월급과 보너스를 받으면 투자금융으로 달려가 몫돈을 만들어가면서 결혼준비를 알뜰하게 세웠다.

그러다보니 나이 서른이 훌쩍 넘어있었다.

 

요즘 이런 과정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은 엄두도 나지도않고 가족에 대한 책임도 지기싫다며 결혼을 포기한다.

오피스텔에, 자동차 한 대면 그럭저럭 즐기고 다니며 살 수가 있다.

 

그러나 과연 잘하는 생각일까?

혼자 독신을 즐기던 젊은이들은 어느덧 나이가 50을 맞고 자의든 타의든 퇴직을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거노인이 되어가고있다.

 

나의 세대들은 군대를 다녀온후 직장에 들어가면 우선 전셋방이라도 마련하고 결혼을 준비했었다.

여성들은 다이아반지 3부짜리라도 받고싶어서 안달을 했고 Apt 열다섯평짜리면 무척이나 준비를 잘 한 것이었다. 개중에는 남자의 장래성이 보이면 여성 집안에서 많이 보조를 해주기도 했다. 이것저것 따지다가 안되면 그 결혼은 결국 무효가 되어버리고 가슴에는 상처만안고 상심만하여 다시 독신으로 돌아가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몇년이고 지내다보면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왔다.

 

인생에 있어서 축복을 받으며 출발을 해야하는 결혼.

무엇이 문제라서 시작도 하기전부터 어긋나고 진통을 겪고나서도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서 각자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있을까?

올해가 나의 결혼기념일 40년째이다.

40년, 아주 오래된 날들이다.

어찌 40년의 세월을 그저 행복했던 짧은 세월이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 세월을 견디고 지켜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인내했을까!

지지고 볶으면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모든 응어리를 풀고 다시 시작하는게 보편적이고 건전한 우리네 가정이 아닐까!

나는 40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의 결혼을 회고해 보려한다.

 

 

- 윤필립 (尹馝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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