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예전에 문인이, 예술가가, 위대한 업적이나 작품을 남기면
자연, 즉 바위나 나무등 오래도록 변하지않는 것들에 그 이름을 걸어
그 사람의 대체물로 생각하고 기념하기 마련인가 보다.
황순원.
맑고 담백한 문체로 단편 '소나기'라는 못 이룬 첫사랑을 쓴 문인이다.
그 후, 그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리메이크되었다.
그리고 드라마의 O.S.T.도 신병하라는 작곡자의 작품으로 길이 남아있다.
그런데 시골 어느 동네에 '황순원 소나기 나무'가 있다.
- 이 나무는 500년이 넘는 마을 수호신 당산나무입니다.
예부터 사람들은 '첫사랑' 나무라고도 불렀는데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먼 이웃 마을 소년 소녀들까지
이곳 뒷동산에 올라와 몰래 쪽지를 주고 받고 이목을 피해
얼른 헤어지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소나기라도 내리면 느티나무 동굴 안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면서
사랑을 키워온 공공의 비밀 장소였다고 합니다. -
너무 억지로 짜맞추어 날조된 느낌이다.
그대로 마을의 당산나무로 남겨두고 황순원의 소나기도 억지로 가져다 붙이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나무는 나무대로, 소나기는 소나기대로 그냥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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