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나무 이야기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Chris Yoon 2022. 5. 9. 03:33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침엽수잎 푸르게 솟아나는 길을 걸어 더 이상 아프지말고 걸어가면 나는 살겠다.

그렇다. 이렇게 우리의 생(生)도 끝나지않고 이길처럼 이어졌으면.

 

산에 사는 산짐승이여,

하늘을 나는 날짐승이여,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이여.

나는 깊은 반성을 하며 오늘도 이 길을 간다

 

尹馝粒(윤필립)

 

 

 

 

'담양'하면 떠오르는 나무가 2가지 있다.

하나는 대나무, 또 하나는 '메타세콰이어'다.

오래전부터 하늘 높이 솟은 메콰세콰이어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사계절 아름답다. 그러나 특히 5월의 연록색 녹음이 펼쳐지는 시기가 가장 아름답다.

외국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주로 군락을 이루어 산에 서식하고 있으며 이렇게 가로수길로 조성된 곳은 찾기 힘들다.즉 서양의 나무와 동양의 넓지않은 길이 만나 또 하나의 민족정서를 만들어낸 셈이다

 

'메타세콰이어'에서 '세콰이어'는 영웅이라는 뜻이다.

미국 인디언 중에 체로키라는 부족이 있다.

체로키 부족은 체로키문자를 창시한 지도자 '세콰이어'를 영원히 기억하고 추앙하고자 했다.

그래서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에서 자라는 수명 3천년 가량의 가장 오래 된 나무에 '세콰이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나무가 1년에 1m씩 자란다고 해서 '메타'라는 접두사가 붙어 '메타세콰이어'가 되었다.
체로키 부족은 세콰이어 나무가 잡귀를 없애주고, 자신들을 보호해주며, 소원을 이루게 해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무로 장신구를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걸으며 소원을 빌어보자그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해마다 생일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서 맞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생일이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로 갔다고해야겠다.

첫번째는 지인의 초대를 받아서 2016년 5월에 갔었고 다음번엔 그곳을 못잊어서 또 다시 2019년에 Andy와 함께 다녀왔다. 그러나 올해엔 항암치료를 받느라 못 가고 말았다.

인생은 그렇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거니와 기약없고 슬픈것이다.

내년에는 기필코 건강을 되찾아 다시 떠날것이다.

 

 

 

담양 메타세쿼이어.

 

70년대 아름다운 가로수길 만든다고 전국에 심기 시작한 나무가 이제 세월이 흐르며 담양의 명소가 되었다.

1972년 담양읍에서 순창군 경계까지 약 8km에 이르는 길에 메타세쿼이어를 가로수로 식재하여, 담양읍 학동 구간에 메타세쿼이어 길이 조성되었다. 이젠 수령 40년 된 메타세쿼이어 487그루가 2.1km 구간에 울창한 숲길을 이룬다.

나는 지인의 초대로 아름다운 5월에 이 길을 두번이나 다녀왔다.

담양 메타세쿼이어 길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거리 숲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전국의 아름다운 도로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5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었다.
메타세쿼이어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소나무의 10배다. 탄소 저장량도 주요 가로수보다 2배나 많기 때문에 메타세쿼이어가 뿜어내는 맑고 시원한 피톤치드는 삼림욕으로는 최고이다.

입장료를 받으면서 방문객이 다소 줄었다지만, 여전히 메타세쿼이어길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메타세쿼이어 288그루가 늘어선 2구간에는 나무 사이에 벤치도 넉넉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좋은 사진의 명소가 되어전국에 소문이 퍼져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처음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였으나 지금은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보존하기 위해 옆에 차로를 만들고 이 길은 사람들만 다닐 수 있도록 하고있다.

 


- Photo :: Chris Yoon / 전남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 Copy :: 윤필립 (尹馝粒) .

 

'- 그의 나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 이야기 II  (0) 2022.10.26
나무 이야기 I  (0) 2022.10.23
겨울산, 겨울나무  (0) 2022.01.27
잊혀진 나무  (0) 2022.01.26
몽촌토성의 나홀로나무 (Lonly Tree)  (0)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