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영화 이야기

Ladies In Lavender (라벤다의 연인들)

Chris Yoon 2022. 6. 29. 02:04

 

 

라벤더의 계절이다. 가까운 라벤더 농장에 가면 온통 보라색 들녁이 향기를 내뿜는다.

라벤더가 피는 계절이면 나는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린다.

영화속에는 영국의 절경, 해안마을(Cornwall)이 있고, 라벤더 언덕이 있고,

젊은날의 바이얼리니스트 조슈아 벨의 가슴설레게하는 연주가 있다.

그리고...

'여자가 지구상에 살아있는한, 로맨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있다

그렇다. 여자는 소녀건 나이가 든 할머니건 사랑을 한다. 언제나...

 

 

 

[영화 줄거리 및 해설]
아침에는 봄, 정오에는 여름, 오후에는 겨울,
푸른 바다와 산록으로 둘러싸인 1930년대 영국 남서부 콘월주(州)의 한적한 어촌마을. ‘Cornwall / 콘월’

영국의 남서부 끝에 자리하고 있는 해안 마을 ‘콘월’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의 바다로 둘러싸인 동화 같은 마을이다.

이런 ‘콘월’의 작은 해안가 마을에 자넷과 우슐라라는 노년의 자매가 평화롭고 조용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왠 낯선 젊은 청년이 실신한 상태로 바닷물에 실려 이 마을에 표류하게 된다.


노자매인 어슐라(Judi Dench분)와 자넷(Maggie Smith분)은 조난당한 채 해변으로 밀려 온 젊은 남자를 구조해 주고 그녀들의 집에서 그를 정성껏 돌본다.

영어를 못하는 그 젊은 남자가 폴란드 출신이라는 것을 어렵사리 알아내고 자넷의 짧은 독일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그의 이름은 안드레아로 미국으로 향하는 배에서 난파당해 그 어촌으로 떠밀려 온 것이었다.

두자매 중에서 동생인 어슐라는 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어쩌면 해변가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그를 보는 순간 첫눈에 그에게 빠져들었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더욱 더 그에게 빠져든다.
어슐라는 1차 세계대전에서 남편을 잃은 자넷과는 달리 평생을 홀로 지냈다.
그리고 특별히 기억될 만한 사랑을 나눈 경험도 없다.
그녀에게 있어 안드레아는 평생 처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남자이다.
알고 봤더니 폴란드의 바이얼리니스트 청년.

자매는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는 청년에게 몸이 회복될 때까지 돌봐 주면서 영어를 가르쳐 주기로 한다.

그런데 자넷과 우슐라는 이 청년과 함께 있는 동안에 뭔가 모를 마음이 동요되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변수가 생긴다.
바로 화가인 올가(Natascha McElhone분)의 등장이다.
그녀는 휴양차 이곳 콘월의 어촌마을에 들렀다가 안드레아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게 되고 그에게 다가온다.
안드레아를 매혹 시킬지도 모를 그녀의 미모와 그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유창한 독일어는 두자매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그녀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려운건 그녀의 젊음이었으리라.

그들의 우려대로 안드레아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올가가 안드레아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가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올가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보리스 다닐로프"의 여동생으로, 안드레아에게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했으며, 마침 공연차 런던에 머물고 있는 오빠에게 소개해서 오디션을 보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두자매에게 작별인사할 틈도 주지 않은 채 그를 데리고 런던으로 떠난다.
안드레아는 순간 갈등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이끌린다.

한편 그 사실을 알게된 두자매의 충격과 슬픔.
특히 어슐라의 충격은 너무나 컸다.
그의 배신에 대해 당황하고 분노하기 보다는 안드레아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공허함과 그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하게 된다.

한밤중에 텅빈 안드레아의 방으로 올라가 그가 쓰던 침대위에서 그를 품에 안는듯한 애절한 몸짓은 정말이지 가슴을 저민다. 그러던중 안드레아에게서 소식이 온다.
다행히도 보리스 다닐로프에게 발탁되어 그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로 했으며 라디오 방송으로 콘서트를 들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들은 런던에서의 콘서트에 참석하고 그와 재회하지만 결국 그와 함께 한 시간들을 가슴에 묻은 채 쓸쓸히 돌아선다

이 영화는 1916년에 발간된 William J.Locke의 단편소설을 감독인 Charles Dance가 각색한 작품으로 원래 배우였던 감독의 데뷔작이다.

소설에서 안드레아는 런던으로 떠난후 소식이 끊긴것으로 되어있다.
영화의 플롯은 다분히 동화적인데 그 의미는 내용에 있어서 다소 유아적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뜻이다.
자칫 영화의 작품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결정적인 결함이다.
하지만 두 원로배우의 자연스럽고 탄탄한 연기는 이러한 핸디캡을 충분히 극복해 주고 있다.

천재 바이올리스트 조슈아벨,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영화<레드 바이올린>의 조슈아 벨이 젊은 바이얼리니스로 나와서 가슴 설레이게 하는 연주를 한다
<라벤더의 연인들>은 클래식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명반으로꼽히고 있다 .

 

 

 

이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이다
특히 감성적인 바이얼리니스트 "Joshua Bell"의 연주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이 더없이 아름다운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동화적 플롯전개를 보인다.
별다른 변화없는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노부인에게 찾아든 사랑..
마치 동화속에서 처럼 그 사랑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그리 길지않은 시간동안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린 사랑.
그리고 그 결말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있어 그 사랑은 더없이 애절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이 기억될 것이다. 추억이 지나간 자리엔 언제나 슬픈 아름다움이 남는 법이니까.
숨을 거둘때까지 그녀는 그 애절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열정의 시간은 아마도 그녀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한 때로 간직될 것이다.

영화의 잔잔한 감동을 더해준 결정적인 요소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음악이다.
멘델스존, 드뷔쉬, 사라사테, 바하의 작품들을 감성적 바이올리니스트 Joshua Bell의 연주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라벤더의 연인들 Ladies in Lavender (2004)

 

 

영화<라벤더의 연인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아름다운 음악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정적인 영상과 함께 아카데미 최고 오리지널 스코어 상에 빛나는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연주자 조슈아 벨의 청아하고 깨끗한 음색의 연주와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섬세하고 미묘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런 로맨틱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에게 최상의 스코어를 만들어 준 니겔 헤스는 1981년부터 1985년까지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음악 감독을 맡았던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이렇게 두 명의 뛰어난 음악가가 만나 완벽한 하모니를 들려주는 <라벤더의 연인들>의 OST는 주인공들간의 언어의 벽을 넘어 설레고 애잔한 사랑의 감정을 전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한다.

 

Ladies In Lavender OST

Fantasy for Violin and Orchestra
Joshua Bell(Violin)OST
Royal Philharmonic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