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영화 이야기

Tess (테스)

Chris Yoon 2022. 5. 22. 02:12

나스타샤 킨스키(Nastassja Kinski)와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Roman Polanski

 

폴란드 출신의 국제적 영화감독 겸 제작자, 배우.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는 1933년 8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명은 라이문트 로만 리플링(Rajmund Roman Liebling)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유대계 폴란드인 부모님에게서 태어났으며, 어머니는 나치 수용소에 끌려가고 본인도 여러 공포스러운 경험을 겪으며 성장했다. 그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 묘사에 탁월하며, 이를 섬세하고 긴장감 있게 연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데뷔작 <물속의 칼>을 시작으로, <혐오>, <프랜틱>, <요식 행위>, <진실> 등으로 연이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많이 만들었는데, <맥베드>, <테스>, <올리버 트위스트>등의 작품이 있다. 폴란스키 감독은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제라르 드파르디외, 카트린 드뇌브, 해리슨 포드, 시고니 위버 등 유럽과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들과 함께 많은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중에는 <실종자>처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블록버스터도 포함되어있다. 또한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피아니스트를 다룬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테스>, <차이나타운>으로는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최근 작품으로는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스릴러 <유령 작가>, <대학살의 신> 등이 있다.

 

아내를 잃고 영국으로 돌아가 한동안 실의(失意)의 나날을 보내던 폴란스키는 새 영화를 만들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데, 이 때 만든 영화가 바로 카트린느 드뇌브(Catherine Deneuve)를 주연으로 기용하여 만든 사이코스릴러 <혐오>이다. 그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불후의 명작 한 편을 연출하는데, 새로운 느와르(neo-noir)의 새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차이나타운>(Chinatown, 1974)이다. 

이 영화로 1975년 영국아카데미(BAFTA)에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의 기쁨도 잠시 폴란스키는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자기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각으로 다시 한 번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13세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혐의였다.

이런 악재(惡材)가 연속되는 와중에서도 폴란스키는 영화작업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리하여 유럽에서 영미권 제작사들의 후원을 받아 여러 편의 작품을 만들게 되는데, 토머스 하디의 동명소설을 매우 아름다운 영상 터치로 옮겨놓은 <테스>(Tess, 1979)를 필두로 하여 격정적인 멜로물인 <비터문>(Bitter Moon, 1992)을 거쳐 사적인 복수극인 <진실>(Death and the Maiden, 1994)에 이르는 화제작들을 양산했던 것이다. 폴란스키는 <테스>의 여주인공으로 독일 소녀 나스타샤 킨스키(Nastassia Kinski)를 전격 기용함으로써 거의 무명이었던 그녀를 일약 스타로 키워냈다.

 

 

나스타샤 킨스키(Nastassja Kinski)에게 연기지도를 하는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감독

 

Nastassja Kinski

 

나스타샤 킨스키는 <아귀레, 신의 분노>로 독일의 유명한 배우 클리우스 킨스키그의 2번째 부인이자 배우였던 러스 토스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부모는 나스타샤가 10살 때 이혼했고, 양육권은 어머니가 가져갔다. 위로 이복 언니가 1명 있으며, 밑으로는 이복 남동생이 1명 있는 집안에서 성장하며 로마, 파리, 카라카스, 뮌헨과 미국을 돌아다니며 교육을 받았고 그결과 6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영화에 출연해 여러 언어로 연기했다. 유명한 리 스트라스버그에서 연기 수업을 받기도 했다.  

 

미모가 출중했던 만큼 화려한 남성편력을 자랑한다.
1976년 영화 Tess(테스)의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와 연인 관계였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나스타샤와 로만 폴란스키의 나이 차이였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그 당시 15살 즉 미성년자였으나, 로만 폴란스키는 43살로 중년 측에 속하는 나이였다.

1984년 6월 29일에 이탈리아계 배우인 빈센트 스파노와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출산 약 3개월 뒤인 1984년 9월 10일 15살 연상인 이집트계 미국인 영화 제작자 이브라힘 무사와 결혼했다. 결혼 후에도 빈센트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키웠으며,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딸인 '소냐 킨스키'는 어머니를 따라 모델과 배우일을 병행하고 있다. 이브라힘과는 1992년 이혼하여 법적으로 남남이 되었다.

전 남편과 이혼 뒤 1992년부터 약 3년 동안 28살 연상인 뮤지션 퀸시 존스와 동거했으며, 1993년에 딸 케냐를 낳았다. 케냐도 현재 모델 일을 하고 있으며, 케냐 킨스키-존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프랑스 배우인 제라르 드빠르디유, 영국의 뮤지션인 존 테일러, 1984년 개봉한 미국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인 롭 로 등과 사귀었다.

2011년에는 10살 연하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릭 윤'과 1년 정도 연애했다.

 

 

 

聖女와 惡女의 두 얼굴  Nastassja Kinski

 

나스타샤 킨스키는 Tess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순진무구한 성녀같은 얼굴, 또 한 편으로는 악녀같은 양면성의 얼굴로 어린나이에도 뭇 남성들의 가슴에 각인되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피치 게이츠나 소피 마르소등 그저 청순하고 소녀적 이미지만 지닌 여배우들과는 달랐다.

 

토마스 하디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테스」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이 배경이며 주인공 테스의 삶을 통해서 당시 여성들이 감당해야 했던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를 비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는 사생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연출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명장이며 아름다운 외모로 극 중에서 테스를 너무도 잘 표현한 나스타샤 킨스키는 영화 출연 당시 나이가 18세에 불과했다.

 
 

Tess

영화의 러닝타임은 171분으로 거의 3시간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과 비교하면 많이 축약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영화가 제작된 지 40년이 지났고 앞서 제작된 다른 Tess영화도 몇 개 있었고 문학 작품이 원작이다 보니 자칫 따분할 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상상을 뒤엎고 영화는 한번 보게되면 눈을 떼지못할 정도로 흥미롭고 명감독 폴란스키의 연출답게 시대적인 고증을 내세워 그 시대의 자연, 생활, 의상들로 화면이 아름다우면서 스토리가 빠르게 지나가지않고 안전감있게 보여주며 어느 구석 한 군데 빈틈없이 짜임새있게 전개된다.

 

 

영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당시 사회적 성적 편견의 대상이었던 여성의 억압된 생활상이다. 이와 더불어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붕괴될 조심이 보이던 계급적 사회 구조와 가난한 하층민들의 어려운 삶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다. 테스는 소작농으로 근근이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 밑에서 자랐으며 그녀의 부모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사실상 테스를 부잣집에 동냥 보내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테스는 남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트랜트리지의 부자 더버빌 가의 진짜 성이 스토크이고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테스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더버빌 부인의 아들 알렉이 테스에게 반해 일자리를 주고 자신들의 저택에 머물게 한다. 이후 알렉은 끊임없이 테스를 유혹하고 테스를 유린한다. 알렉의 아기를 갖게 된 테스는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더버빌 가를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테스의 아기는 얼마 살지 못해 죽고 신부는 아기가 정식 세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톨릭 교리를 내세워 장례식도 거부한다.

이때 농장 경영을 배우기 위해 온 청년 에인젤(피터 퍼스)을 만나게 된다. 그는 엄격한 성직자의 셋째 아들이었다. 종교에 대한 반항으로 농장을 하기로 한 그는 해외로 나가서 농장을 경영하기 위해 배우러 온 것이다.

아름다운 테스를 본 그는 사랑을 고백하며 다가왔다. 하지만 과거에 순결을 잃었다는 자책감 때문에 그를 받아들일 수 없던 테스는 그를 계속 거부했다. 그럼에도 정성을 다하는 에인젤, 그 모습에 감동한 테스는 결국 결혼하기로 결정을 한다.

 

 

테스는 에인젤이 주문해 준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런데 가사에 '한번 실수한 여자는...'이란 가사가 나오자 얼어붙고 만다. 이런 갈등 속의 테스는 드디어 첫날 밤을 맞이하고 에인절과 함께 한다.

그런데 과거에 매음굴에서 매춘부들과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다며 에인젤(피터 퍼스)이 용서해달라고 고백을 한다. 순진무구한 테스는 자신의 과거도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에인절이 돌변한다. 갑자기 실망했다며 에인절은 테스가 순결을 잃었다는 사실에 크게 낙담하여 테스를 용서하지 않고 테스에게 돈 몇 푼을 쥐여주고 외국으로 떠나버린다. 무슨 일이 생기면 시부모에게 도움을 구하라는 황당한 말만 남긴 채... 에인젤이 브라질로 떠난 후, 테스는 또 과거를 숨기기 위해 다른 농장으로 가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과거의 알렉(레이 로우슨​)을 다시 만나게 된다. 갑자기 회계하고 성직자가 되기로 결정한 알렉...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회계시킨 사람은 에인절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알렉은 테스를 보자 또 욕정을 느끼며 세속의 세계로 돌아와 버린다.

여기서 에인절이 개신교 집안의 진보주의자라는 사실은 당시 종교계와 자칭 지식인이라는 사람들까지도 얼마나 큰 사회적 모순에 빠졌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신부의 경우를 보더라도 벌꿀이나 채집하는 모습 속에서 그들이 현실과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으며 정작 하층민들이 느끼는 괴로움에는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

 

빅토리아 시대 여성의 인권이란 게 실로 처참한 수준이어서 극중 테스는 순결을 잃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순순히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테스는 스스로 사생아를 가진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양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에인절에게 버림받고 다시 알렉에게 의지하게 된다.

 

 
 

테스에게는 고난이 닥친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로 인해 가족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게 되었다. 도움이 필요한 테스는 알렉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그와 결혼을 결정한다.

그런데 떠났던 에인절이 그동안의 삶을 후회하며 다시 찾아온다. 

이미 알렉의 아내가 되어 버린 테스. 그녀는 알렉 때문에 에인절과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절망에 빠진다.

 

 

이윽고 알렉과 다툼이 일어나고, 테스는 마치 정신착란 같은 현상을 겪으며 우발적인 사고로 알렉을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 에인절을 찾아가고, 둘은 도망을 한다.

살인범을 잡으려는 경찰의 추적은 시작되고, 결국 스톤헨지에서 둘은 잡히고 만다.

그리고 테스는 사형을 당한다.

 

감상일지

 

영화 Tess는 토마스 하디의 원작 <더버빌 가의 테스>를 영화한 작품이다.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당시 여인의 순결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이로 인해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여인 ‘테스’의 모습을 그렸다. 테스는 여성에게만 순결의 의무를 부과하는 사회에서 ‘미혼모’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공개적인 낙인이 찍힐 것을 두려워하며 자유롭게 사랑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테스는 연약한 피해자로 살기를 거부하며, 사생아라는 이유로 세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신의 아이에게 직접 세례를 해주고, 새로운 마을로 떠나 억척 같이 노동을 하는 등 눈앞에 놓인 일상을 거침없이 마주한다. 이런 강인한 모습은 테스를 더욱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이게 하고, 순결을 잃었음에도 작품 안에서는 ‘순수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당대로서는 파격적인 주제로 사람들의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토마스 하디의 원작과 마찬가지로, 로만 폴란스키의 테스 역시 순수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고 사회가 강요한 죄인으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려냈다.

 

 

감상 포인트

 

감독 로만 폴란스키는 부인 샤론 테이트를 통해 소설을 접하고 원작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한다. 줄거리는 원작을 따르면서도 소설의 어두운 분위기를 좀 더 밝고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영상미와 음악을 활용했다. 테스가 알렉을 죽인 장면이나, 그녀가 교수형을 당하는 폭력적인 장면도 원작 소설보다 간접적으로 연출하였고, 이에 관객들은 테스를 더욱 순수한 여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폴란스키 감독은 토마스 하디의 원작의 틀을 유지하되, 또 새롭게 각색하였다. 영상미와 음향 등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여 묘사한 포근한 대자연과, 부드러운 시선으로 조명한 주인공 테스는 폴란스키가 재해석한 영화판 <테스>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나스타샤 킨스키의 청순하고 강인한 매력도 볼거리이다. 테스는 1979년 개봉하자마자 세계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6개 부문에서 세자르 상을 수상하고, 골든 글로브 3개 부문과 아카데미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원제 : Tess│감독·각본 : 로만 폴란스키│원작 : 토마스 하디의 1891년 장편소설 〈Tess of the D'Urbervilles〉│출연진 : 나스타샤 킨스키, 피터 퍼스, 레이 로우슨 외 多│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상영 시간 : 171분│개봉일 : 1981년 10월 9일, 재개봉 2014년 11월 20일│국가 : 프랑스, 영국│등급 : 15세 관람가│평점 : 관람객 8.18, 네티즌 8.62, 기자·평론가 7.75, 로톤 토마토 신선도 81% 팝콘 78%, IMDB 7.3, 메타 스코어 82점│수상내역 : 35회 영국아카데미 (촬영상), 53회 미국 아카데미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6회 LA 비평가 협회상(감독상, 촬영상, 촬영상), 38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신인여우상), 5회 세자르 (작품상, 촬영상, 감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