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두물머리(兩水里)

Chris Yoon 2022. 6. 12. 02:16

아! 두물머리.

생각만해도 마음이 설레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곳.

누구에게나 추억의 장소가 있다지만 나는 두물머리를 잊지못하고 계절이 바뀌거나 기후변화가 찾아오면 내마음은 그곳으로 향한다.

봄부터 겨울을 지내고 얼음이 풀리는, 다시 봄날까지 나는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내 마음과 같았다.

바람이 불면 잔물살을 일며 속으로 울었고 고요한 마음을 잠재우고 내가 강가로 나가면 거울같이 맑고 투명해졌다

나는 하늘과 강과 그 사이에 떠있는 산과 섬들을 가슴에 아로새겨 넣고 돌아왔다

두물머리의 하늘이여,

강이여,

산이여, 섬들이여...

나, 죽음의 늪에서 헤어나 다시 강으로 나왔다.

 

 

尹馝粒(윤필립)

 

 


강원도 산협을 돌아나온 북한강과 충주, 여주, 이천의 넓은 들을 지나온 남한강이 마재에서 만났다.
강들은 서로 스미듯이 합쳐져서 물이 날뛰지않는다.
물은 넓고 깊으나 사람의 마을을 어려워하듯이 조용히 흐르고 들에 넘치지 않는다.
마재의 농경지는 물가에 바싹 닿아 있다.
수면과 농경지가 턱이 지지 않아 아이들도 동이로 밭에 강물을 퍼나를 수 있다.
북한강 물은 차갑고 남한강 물은 따스해서 두물머리 마재에는 아침마다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해가 떠올라서 안개가 걷히면 강은 돌연 빛나고 젖은 산봉우리에는 윤기가 흐른다.
하남쪽 검단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산협을 굽이치며 다가오는 두 줄기 물길이 푸른 띠처럼 보인다.
서울 토성 쪽으로 향하는 큰 물은 산을 돌아나가면서 보이지 않는다


- 김 훈 / 소설 '黑山' 중에서 -

 

 

두물머리(兩水里)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해 한강을 이루는 곳이다.

북한강은 금강산(金剛山)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흐르면서 강원도 철원에서 금성천을 합한다.

이후 화천군 화천읍을 지나 남쪽으로 흐르다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남한강은 강원도 삼척시 대덕산(大德山)에서 발원해 영월에서 평창강을 합하고, 충청북도 단양을 지나 서쪽으로 흘러 달천을 합친 후, 충주를 거쳐 경기도로 들어간다.

이후 섬강과 청미천(淸渼川)을 합치고, 북서로 흘러 여주를 관류하면서 양화천(楊花川)과 복하천(福河川)을 합한다.

양평에서는 흑천과 만난 후, 서쪽으로 흘러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양수리의 400년 된 장대한 느티나무와 이른 아침 물안개 피는 모습은 자연의 운치를 더한다.

최근에는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곳에 가면 안개가 피어 오르는 강, 거울같이 맑게 수면에 비치는 강, 수많은 새들과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강, 마른 연줄기가 기하학적 무늬를 이루다가 봄이되면 꽃을 피우는 강을 볼 수 있고 수백년 묵은 나무들이 묵묵히 서서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