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人生(Life)

Chris Yoon 2022. 8. 28. 02:51

胡 蝶 夢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누워 잠들어있는 나를 보았다.
그것을 보고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꾸는건가? ..
원래 나비인 내가 사람이 되는 꿈을 꾸었던것인가?"


장자의 '나비의 꿈'

 

 

 

호접몽 [胡蝶夢 ]이란 중국의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깬 뒤에 자기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자기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자아(自我)와 외물(外物)은 본디 하나라는 이치를 설명하는 말이다.

 

종묘의 망묘루(望廟樓) 방 한 칸을 빌려 향대청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다

류시화의 시를 읽는데 시들이 모두 연관성을 가지고 물흐르듯 흐르며 이어진다.

나는 류시화의 나비 + 사물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 묻는다 + 구름은 비를 데리고 + 들풀을 이어서 읽는데

장자의 胡蝶夢 (나비의 꿈)이 떠오른다

인생이란게 그렇구나...

잠깐 고궁에서 책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나비의 꿈이었구나

책 읽다 한 군데 쉬어 눈길 가는곳마다 오백년 왕조의 세월이 떠오른다

 

 

Chris Yoon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사막은 얼마나 생각할 것이 많으면 그렇게

한 생애를 길게 잡았을까

소금은 얼마나 인생의 짠맛을 보았으면 그렇게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을까

얼음은 얼마나 고뇌에 차면 그렇게

마음을 차갑게 닫고 있을까

우물은 얼마나 후회가 깊으면 그렇게

마음 깊이 눈물을 감추고 있을까

 

심해어는 또 얼마나 마음을 강하게 먹었으면 그렇게

심해의 압력과 어둠을 견디고 있을까

별은 또 얼마나 말 못 할 과거가 많으면 그렇게

먼 곳까지 달아나 있을까

 

바람은 물을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새는 벌레를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구름은 또 비를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나는 삶을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류시화의 나비 + 사물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 묻는다 + 구름은 비를 데리고 + 들풀

 

 

 

 

산다는 것은 늘 끊임없이 생각해야하고  죽을때가 되어도 단정하고 깔끔하게 떠나지를 못하고

살아서 결정하지 못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떠나려고 이리궁리, 저리궁리를 하며 애쓰다가 떠난다.

인생이란게 무엇일까?

이 세상을 살면서 어느날 바다가 보고싶으면 달려가 바다를 보고, 바람이 푸른 메타세콰이어 나뭇잎을 흔들면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끼고, 밤하늘의 별을 한동안 고개를 들고 바라보다가 들어와 잠이 들고,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 다소 불편하더라도 견디어보고, 들풀처럼 생명력있게 다시 일어서보겠다는 다짐을 해보고... 그런것들을 경험하면서 한평생을 보내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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