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나무 이야기

나이든 은행나무 하나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II - 윤필립

Chris Yoon 2021. 11. 30. 16:07

 

 

나 이 든 은 행 나 무 하 나 가 내 안 으 로 들 어 왔 다

 

 

 

 

 

나이든 은행나무 하나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윤필립

 

 

두물머리 지나고 양평 산협을 돌아 해저물녁의 용문산 사찰입구에서 보았다

꺾이고 상처입었으나 무성한 잎으로 온 몸을 두르고 의연하게 서있는 천년 은행나무 한 그루를

바람에게 한쪽몸 내어주지 않고 저 생명 여기까지 버티긴 택도없는 일이었을게다

비우지 않으면 전부를 잃는 다는 걸 어찌 알았을까?

우뚝 선다는게 험난한 한 세상이란 걸 또 어찌 알았을까?

이제 모진 태풍 거칠것없고온갖 역경 탓 하지않는 옹이마저 힘이 된 저 은행나무 한 그루

나는 천년 은행나무 앞에서 가슴을 열었다

그리고 내가 가져온 소식들을 펼치며 수백년 묵은 또 다른 은행나무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나이가 약 1,1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42m, 뿌리부분 둘레 15.2m이다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나이와 높이에 있어서 최고 높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나무는 통일신라 경순왕(재위 927∼935)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전설과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외에도 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대었는데 그 자리에서 피가 났다는 이야기, 정미의병(1907) 항쟁 때 일본군이 용문사에 불을 질렀는데 이 나무만 타지 않았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때 당상관(정3품)이란 품계를 받을 만큼 중히 여겨져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이며, 생물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수령(樹齡)은 약 1100여년으로 추정되며,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42m, 뿌리부분의 둘레가 15.2m이며,

가지의 길이는 동서로 29.1m, 남북으로 25.9m이다.

이 나무에 대한 전설은 더 있다. 즉 나라에 큰일이 있다던가 변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이 나무는 소리를 내어 그것을 알렸다고 한다. 나무가 소리를 낸다는 말은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종(高宗)께서 승하하였을 때에는 큰 가지 하나가 부러졌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이 이 나무를 자르고자 톱을 대는 순간 톱자리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는 말도 있다.
나는 저 은행나무를 대하는 순간, 얼어붙듯 그 앞에 서고 말았다나무의 위용도 위용이려니와 밑둥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빼곡한 저 가지들은 무엇을 말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