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Winter Forest - 강원도 인제 '비밀의 정원'

Chris Yoon 2021. 11. 16. 03:48

 

여기는 강원도 인제군 갑둔리.

새벽 7시. 검은 나무들이 빼곡한 실루엣 뒤,

높은 산등선이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밤새 서리내렸던 숲은 일제히 수런거리며 깨어나면서

어둠이 빠르게 산기슭으로 도망치듯 사라진다.

영하 15도. '찰칵, 찰칵.' 셧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곱다.

 

강원도 인제 갑둔리 <비밀의 정원>에서

 

 

 

 

자작나무를 찾아 오지의 길을 간다

자작, 자작...

불에 탈때 내는 소리에 자작나무라고 이름붙었다는 나무,

따뜻한 곳을 마다하고 삭풍이 몰아치는

한대지방을 선택하여 서있는 나무,

자작나무는 영하의 혹한을, 새하얀 얇은 껍질 하나로 버틴다.

나는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며 자작나무를 찾아 길을간다

 

강원도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에서

 

 

 

 

 

자작나무밭이 아름다운 이유

 

작은나무 몇 그루가 산 한 골짜기를 차지하여

저토록 붉게 물들여 놓다니...

사람도 마찬가지다

붉은 나무 끼리,

푸른 나무 끼리,

앙상한 나무는 앙상한 나무끼리,

그래서 자작나무 밭이 먼 곳에서 봐도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도 그렇게 살아야한다.

나도 젊어 한때는 섞여살아야 좋은줄 알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았다

다른 종류끼리 섞이면 불협화음이 일어난다는 것을.

 

 

 

 

길을 간다.

첩첩산중 한 줄기 길을 간다

가다가 지치면 사진 한 장 찍어 파인더 들여다보며 해맑게 웃고

가다가 목마르면 생수 한 병 꺼내

산새처럼 물 한 목음 마시고 하늘 한번 바라보고

산길을 간다

첩첩산중 한 줄기 길을간다

 

- Photo / -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