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가는 해가 지나가며 사랑했을
여름내 우거졌던 저 쑥대밭
이제 사랑을 잃었다
그뿐이다, 더 이상 이승에서 무얼 바라랴
감히 손 닿을 수 없는 곳의 그를 사랑했던 추억 하나,
메마른 가슴에 안고 가야지
넘어가는 해가 제일 아름답다는 해넘이 마을
그래서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막내가 뒤쳐지며 말한다
- 아버지, 조금 천천이 가요. 다리가 아파요.
- 얘야, 힘내라. 다왔다. 바로 저기 보이는 섬이 우리가 내릴 곳이란다.
* 오늘은 올해가 끝나는 12월의 첫날입니다.
돌이켜보니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철새들처럼 한 해를 정리하고 2021년을 향해 좀 더 나은곳으로 옮겨가야겠죠.
그리스민요중에 아그네스 발차(Agnes Baltsa)의 노래로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날이 올거야(Aspri mera ke ya mas)
라는 노래가 있더군요.
모두들 힘내시고 마지막 남은 한 달을 보내시기를...
해가 넘어가기로 제일 아름답다는 해넘이 마을에 작은 섬이 있다
얼핏 보아 날아가는 새같이 생겼고 자세히 보면 그 작은 바위섬에 나무들이 무성하다
무엇보다 내가 이곳을 사랑하는건 저 섬, 움푹 패인 곳으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해가 들어가며 바닷속으로 잠긴다는 것이다.
오늘은 흐리다.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혼탁하고 해는 보이지않는다.
- Photo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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