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가을, 강화를 읽다 - 보문사 (普門寺) I

Chris Yoon 2021. 11. 8. 01:44

 

강화도 보문사의 은행나무 올해도 노랗게 물들었다.

서해바다 낙조 내려다보며 어언 나이 먹었다

은행나무는 서로 마주보아야 열매를 맺는다는데

바다가 가로 막아 꽃가루 전해줄 길 없었나니...

나이 든 동정(童貞) 은행나무 올해도 애닯다.

 

 

강화도의 보문사(普門寺)는 유명한 것이 세가지 있다.

헉헉거리며 가파른 길을 올라 경내에 오르면 가슴이 탁 터지는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경내를 지나 수백개의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을 뒤로한 산봉우리의 자연암석에 새겨진 '마애석불좌상(磨崖石佛坐像)이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절 마당 아래 뜰에 서있는 해묵은 아름드리 은행나무이다.

해마다 노란잎을 우수수 쏟아내리며 우수에 젖은듯 서있는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지않는 숫은행나무이다.

은행나무는 숫 나무와 암나무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멀지않은 곳에서 숫나무가 꽃가루를 바람결에 전해주면 암나무가 받아 수정을 하여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발에 밟히는 은행 열매의 냄새가 고약하다하여 뉴욕의 허드슨 강가 산책로의 은행나무들은 미리 조사하여

숫나무만 심었다 한다.

그러나 보문사 경내의 은행나무를 보면 나는 애달픔을 느낀다.

앞에는 바다, 뒤로는 산이 막혀있으니 꽃가루를 전해줄 길이 없다.

그 나무는 평생 동정(童貞 / Virginity)으로 보내다 갈 것이다.

 

童貞 (Virginity) : 남성의 순결성

 

- Photo /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