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라도 금방 쏟아질듯한 회색빛 하늘
산까마귀 한 마리 날고있다
그 아래 푸르던 잎 다 떨구고
이제야 자신의 가지를 모두 보여주는 나무
저토록 겸허하였구나, 나무여.
산사에 가면 우리는 고목을 본다.
수명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정확치는 않아도 미루어 짐작컨데 족히 백년은 넘지 않았을까?
나무도 오래 살다보니 궆고, 휘고, 상처가 난곳은 메꾸어지고, 심지어는 주사까지 맞고있다.
사람과 똑 같다.
나는 산사의 나무를 볼 때마다 가슴속으로 한번씩 쓸어주고 안아준다.
애틋한 동질감이다.
그러나 그런 몰골로 서있다가 나무도 언젠가는 끝내 자신의 명(命)을 다한다.
절밥 삼년이면 절집개도 염불을 한다는데...
하물며 절이 지어질때부터, 아니... 절이 지어지기 전부터 서있었을 나무.
그 나무는 죽어서도 절을 지키는 나한상(羅漢像)이 되었구나.
전등사에는 절을 지키는 나한 나무가 있다.
나한상(羅漢像) : 깨달음을 이루어 사람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성자인 나한의 모습을 표현한 불교조각.
- Photo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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