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 숨겨둔 섬, Phillip Island

 

 

 

 

 

오스트레일리아 필립섬에는 작은 펭귄들이 산다

그들은 아주 작고 사랑스러워 '엔젤펭귄'이라 불린다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하늘이 붉게 물들면

하루종일 바다를 헤엄치며 사냥을 나갔던 펭귄들이 돌아온다

그들은 아주 작은 몸집으로 파도에 휩쓸려 들어온다

바닷속에서는 물고기처럼 빠르게 헤엄치다가

뭍으로 나오면 짧은 다리로 뒤뚱거리며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저녁이 되면 그들을 마중나간다

하얀 파도가 밀려와 거품을 토해놓고 나갈때마다

대굴대굴 구르듯 해안선 밖 모래밭으로 곤두박질치며 굴러 나오는 펭귄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산길을 걸어 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행진은 꽤나 오래, 길다.

서로 짝을 부르는 소리는 시끄럽기까지 하다

그들은 서로 짝을 부르는 소리로 상대를 알아 본다

집에는 짝을 기다리는 짝이있다.

번식기가 되면 암수가 교대를하여 알을 품고 부화를 시킨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펭귄들의 뒤를따라 천천이 산으로 오른다

거의 올랐을 무렵,

미친듯이 어쩔줄 모르고 울부짖으며 산길을 뛰어다니는 한 마리를 보았다

물개에게 짝이 잡아먹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가 된 녀석은 거의 실성상태다

나는 그 자리에 못이 밖힌듯이 서서 이 노릇을 보았다

그리고 .... 그만

소리내며 펑펑 울고 말았다.

 

 

- Chris Yoon

 

 

글 / 사진 : 윤필립 여행지 : Australia Phillip I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