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있다.
이렇게 한가한 날을 보낸적이 내 언제였던가!
나는 요즘 먼곳에서 보내주는 지인들의 글을 읽으면서 지난날들을 회상하고 또 다시 그들과 만날 날들을 꿈꾼다.
오늘은 오래전에 머물렀던 Melbourne(멜버른)의 추억을 더듬어 보려한다.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번
Melbourne(멜버른)은 호주에 있다.
멜버른은 캔버라가 수도가 되기 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연방 수도였던 만큼 역사가 깊은 도시다.
덕분에 클래식한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아직까지 ‘트램(Tram)’이라 불리는 전차가 달리는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유럽풍의 오랜 건물들이 최신 빌딩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도시는 다양한 색깔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멜버른은 호주 제2의 도시이지만 규모에 비해 여행하기가 편한 것이 특징이다.
도시가 바둑판처럼 잘 계획되어 있고 트램을 타면 시내 주요 볼거리를 대부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도시 전체의 2/3를 공원과 정원이 차지하므로 걷는것도 좋다.
‘끊임없이 흐르는 강’ - 야라 강(Yarra River)
출발지는 단연 야라 강(Yarra River)부터이다. 원주민어로 ‘끊임없이 흐르는 강’이라는 뜻을 가진 야라 강을 중심으로 북부 멜버른과 남부 멜버른으로 나누어지는데, 강은 깊지않고 수면과 지상이 비슷하여 강뚝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강을따라 걸을 수 있다.
낮에는 손수레에 잡다한 기념품을 파는 시장이 열려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가에는 깨끗하고 모던한 식당들이 줄을 이어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녁만찬을 즐기고있다.
음식값은 싸지는 않지만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제공한다.
짚시밴드를 조성하여 테이블앞에서 연주를 해주기도하는데 실력도 꽤 괜찮은 편이다.
가끔 강가에서 쏘아올리는 불쇼가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주기도 한다.
나는 집시바이얼린을 청해들으며 두툼한 스테이크를 저녁식사로 주문해 와인을 마셨다. 멜버른은 와인의 산지로서
와인의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스테이크도 우리나라에 상륙한 아웃백처럼 얇지않고 두텁다.
함께 앉은 Tony Chun 부부는 오래전에 이민을 와서 터를잡고 살고있는 사람들. 나와 동행한 강진구의 매형과 누나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이 Cafe manager Eric, 이다.
북부의 콜린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리알토 타워(Rialto Towers)에서 멜버른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알려진 리알토 타워에서는 멜버른 시내는 물론 웨스트게이트 브리지와 세계적인 와인 산지인 단데농 언덕, 그리고 필립 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많은 고층 건물들의 유리 외벽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다른 도시보다 유난히 밝은 도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이곳을 밤늦은 시간에 라운지 카페로 가서 술을 마셨는데 화장실에 갔다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
화장실 변기가 유리벽에 붙어있어서 용변을보면서 별밭같은 멜버른의 밤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반짝반짝, 초롱초롱한 은하계 위에서 용변을 보는것은 참으로 기분이 묘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가로등 사이로 트램이 지나가는 밤거리도 색다른 분위기가 넘친다. 치안문제가 잘 해결되어 있으므로 가로등 사이를 거닐며 한적한 멜버른의 밤을 즐기는 것도 좋다.
나는 가끔씩 트램을 타지않고 야라 강(Yarra River)을 건너 천천히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곤했다.
백인주의 사상이 뚜렷한 곳,
호주가 전 세계적으로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이유도 이렇게 아름다운 보고 즐길거리가 많은 까닭이다.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기후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호주의 매력을 더해준다. 우리가 겨울을 맞은 요즘, 멜버른은 여름이다.
멜버른의 아침은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공원을 걷는 사람들로 시작된다.
공원이 넓어서 (전 도시의 2/3가 차지) 사람들로 붐비지않는다.
사람들은 열심히 운동을 하지만 바짝 마른사람들이 거의 없다.
약간 여유있어보이는 건강체들이다.
어린이들도 귀족적인 풍모가 있고 나이든 청년들도 푸근하고 인상좋은 아저씨들같다.
그들의 이런 여유있는 유전인자는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나는 처음 멜버른 공항에 내려서 사람들을 보며 그곳에서 오래 지내온 마중나온 친구에게 물었다.
"이곳 멜버른은 옛날에는 주로 범죄자나 중역죄인들을 보낸 감옥이 있던 땅이었는데 왠 인간 품종들이 이렇게 좋아보이지?"
조금 생각하던 친구는 망서림없이 이야기했다.
"죄수들은 옥에 갇혀있어서 자손번식도 할 수 없었죠. 죄수들을 관리하던 백인들의 후예랍니다."
나는 약간 살찌고 여유있어보이는 멜버른의 남성들을 보며 배우 러셀크로우(Russell Crowe)를 떠올렸다.
그리고 어디를 가나 배우 러셀크로우를 닮은 남성들을 보았다.
원래 호주(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는 백인우월주의 사상이 뚜렷한 국가였다.
19세기 중엽 이래 영국으로부터 많은 이민을 받아들인 결과 백인의 비율이 90%를 차지하여 그밖의 폴리네시아도서와는 다른 발전을 하였고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남반구에 있어서 백인주도(白人主導)의 나라로서 생활수준이 높은 완전복지국가가 되어 있는 나라이다.
멜버른 근교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나는 처음 멜버른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공원들, 멜버른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만 정신이 팔려 다른 곳은 안중에도 없었다. 남태평양의 바다와 뭍이 만나는 절벽지대에 만들어진 해안도로와 파도에 침식된 바위들과 절벽,
굴곡이 있는 해안선을 따라 400km 가까이 이어지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포트 캠벨 국립공원, 종점인 토케이(Torquay)까지... 이런것들만이 멜버른의 전부인듯 착각했었다. 그러나 멜버른 근교에는 잘 알려지지않은 여행지가 무척이나 많다.
그것도 인공적으로 만들지않고 자연그대로의 환경들이다.
나는 이번 휴식기간에 멜버른 근교의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둘러보며 추억을 떠올리려한다.
멜버른 동쪽에 위치한 단데농 언덕(Blue Dandenong), 약 30여 개의 양조장이 지하 저장고에 보관된 와이너리.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물과 나무가 울창한 정원, 그리고 실제 광산이었던 지역에 세워진 박물관인 소버린 힐(Sovereign Hill)등...
내일부터는 촬영만해두고 보관중이던 알려지지않았던 원고들을 꺼내보려한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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