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one in Paris I
그 해 가을, 나는 혼자였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이 세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또 잊혀져가고 있다는 것...
혼자라는 사실이 그토록 두려움으로 다가 올 줄이야...
지구로 내려와 쓸쓸히 떠도는 사내의 이야기를 내가 감당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유람선을 타고 세느 강을 거슬러 오르며 나는 내가 왜 혼자인가 생각해 보았다
그 해 가을, 그렇게 파리를 떠돌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으나
늘 허기지고 외로웠었다

Alone in Paris II

그대들은 아름다운 시절에 살기를
'어떻게 보면 이 행성은 이미 모든 게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가장 단순한 것들이 가장 소중하게 느껴지죠.
예를 들어 대화라든가, 누군가와의 산책, 또는 구름 한 점이 지나가는 방식,
나무 이파리에 떨어지는 빛, 또는 누군가와 함께 담배를 피우는 일' ,
책갈피가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내 내면의 페이지들의 암전,
여기는 파리, 누군가와 담배를 피우러 가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뜨거운 차를 마시고 덥혀진 몸으로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오래 이야기하고 싶어,
우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과 그 바람에 밀려 아득히 먼 곳으로 흘러가는 구름에 대하여,
덜컹거리는 창문과 덜컹거리며 달려가는 겨울 야간열차에 대하여,
대륙을 횡단하는 생에 대하여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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