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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또레도(Toredo) 대성당에서 가슴에 빗금 하나 새기며...

Chris Yoon 2021. 11. 15. 03:13

 

 

안개 깔린 고속도로를 헤치고 딸을 수녀원에 데려다주었다.

 

아비가 가는 넓은 길을 마다하고 오솔길을 선택한 딸

이 년 동안이나 반대를 하고 설득을 해 보았지만

이 길만이 자기가 행복하다는 말에

결국, 지고말았다

 

내가 뿌리내린 아수라의 세상은 영혼이 탁해도 편안하지만

그곳은 항상 빗질하고 닦아야 하는 곳

생명이란 곳간에서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욕망을

여린 기도로 물리칠 수 있을지

 

딸을 보내고 한 주일

 

방문만 쳐다봐도 신발장을 열어도 울컥울컥 올라오는 이 슬픔!

 

신은 참 야속하기도 하다

이실칠 년간이나 내 입에서 녹고 있던 사탕을 빼았아 가버리다니

 

송아지를 팔고 나면 며칠간 울어대는 어미 소 같이

눈발 날리는 하늘을 향해 각혈같은 울음만 토해낸다

 

 

- 전홍준의 '가슴에 빗금 하나 새긴다

 

 

 

 

스페인의 高度도시 Toredo.

대성당에서 사진촬영을 하다가 수녀가 무거운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것을 보고 셧터를 눌렀다

예나 지금이나 수녀들의 생활은 베일에 싸여있다.

아니다. 예전에 비해서 현대에는 그녀들의 생활도 어느 정도는 공개가 되고 의문도 풀어졌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궁금해한다.

그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왜? 수녀가 되었는가를.

그러나 내가 어린시절부터 예술을 꿈꾸고 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미술대학을 나온후 예술가가 되었듯이

그녀들이 수녀가 된 것도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그러나 학자집안에서 예술가가 되는것을 못 마땅해 했듯이 어느 아버지가 딸이 수녀가 되는것을 방관하며 좋아했을까!

여기 수녀원에 들어가는 딸을 데려다주고 오는 아픈 아비의 심정을 쓴 시가 있다.

나는 딸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아들을 군대에 데려다주고 오는 것보다 더 아팠으리다.

 

 

시 / 전홍준의 '가슴에 빗금 하나 새긴다 여행지 / 스페인 또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