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西 Europe

Dimmi Perche

Chris Yoon 2021. 11. 14. 08:12

 

 

 

먼 곳                문태준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 움큼, 한 움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를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하는 붉은 뺨과 눈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목은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
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이 없는 몸으로 한곳에 앉아 있다
손은 떨리고 눈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
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
먼 곳은 생겨난다
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

 

 

/ 문태준의 '먼 곳'

Music / Dimmi Perche (시들은 청춘) - Eric Mattei

여행지 / Corsica

 

문태준 / 시인, 방송PD
출생: 1970년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데뷔: 1994년 문예중앙 등단
수상: 2014 제8회 서정시학 작품상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등
산문집:『느림보 마음』 시 해설집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1』 『가만히 사랑을 보다』 등

 

 

 

 

Corsica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에서 영토분쟁으로도 자연이 거의 훼손되지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섬이다.

언어조차도 이탈리아도 아니고 프랑스도 아닌, 제 3국어를 쓰고 있다.
한때는 마피아들의 본거지로 알려져 영화의 배경으로도 많이 소개 되었었다.
Dimmi Perche 는 우리에게<시들은 청춘>으로 번역되어 알려져 있으나

<이유를 말해주세요>라는 표현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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