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길이 있다.
해바라기 밭을 사이에 두고 똑같은 길이 갈라진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詩같이 생긴 길이다.
어느 길로 가야할까?
나는 대학 졸업반에 접어들면서 나의 진로에 대해 무척이나 망서렸고, 고민했고, 두려워했었다.
타고난 기질을 택하여 무턱대고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와는 또 다른 신중한 선택이었다.
가난이 두려웠다. 고생을 면하기위해 안일하고 변화가 없는 생활이라도 좀 더 안전하고
노후까지 보장을 받는 직업을 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길은 평생 그 날이 그 날이고 늘 고여있는 늪같은 길이었다.
또 하나의 길은 바람같고, 소낙비같고, 천둥이 일며 낙뢰가 치는 길이었다.
나는 대학시절 리챠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Jonathan Livingston Seagull)'을 가방에 꽂고 다녔다.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바라 볼 수 있다.'
하늘 높이 날아올라 기류를 타고 날며 꿈에 도전하는 '죠나단 리빙스턴 시걸'이 되기로 했다.
때로는 그때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는 나의 길을 잘 선택했는가?하고.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자주 선택의 갈림길에서 곧잘 헤메이며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나의 선택은 늘 높은 곳에 피어있는 해바라기였다.
- Photo / Copy : Chris Yoon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 두 갈래로 길이 나 있다.
두 길 다 가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한동안 나그네로 서서
한쪽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으로
눈이 닿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쪽 길을 택했다.
이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발자취도 적어
누군가 더 걸어가야 할 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 길을 걷는다면
다른 쪽 길과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갈래 길에는 똑같이
밟은 흔적이 없는 낙엽이 쌓여 있었다.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쪽 길을 남겨두었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법.
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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