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언제 한번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저 수줍어 돌아앉은 뒷모습뿐.
- 이외수 詩 -
맑은 가을날.
연어가 산란을 하러 자신이 부화한 강으로 돌아 올 것 같은 날.
내 나이 푸른시절, 새집을 지어 살던 곳,
다시 그 곳, 관악산 줄기 '예술인마을'을 찾았다.
윗 사진 / 30년전, 결혼을 하고 서울 남현동 예술인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未堂 서정주씨가 이웃을한, 예술인마을의 막내로 들어 섰었다.
봄이면 열어놓은 창으로 관악산의 아카시아 향기가 침대 머리로 날아들어왔고
꾀꼬리가 노랗게 날개깃을 펼치며 날아 다니는 산기슭 동네였다.
아침 저녁으로 산짐승처럼 뛰어 오르내리던 관악산 줄기.
어느 일요일, 새색시였던 아내를 데리고 올랐던 모습이다.
특징은 두사람 모두 해맑은 동안은 물론, 등산복이 아닌 평상복에 구두를 신은 모습이 이채롭다.
마치 제집 뒷 뜰에서 기념촬영을 한듯.
아랫 사진/ 그후 30년이 지난 오늘. 다시 그곳을 찾았다.
마침 오는 11월23일은 서른번째 결혼 기념일.
그곳은 이제 완전히 등산로로서 모습이 갖춰진 산 길이 되어 있었다.
그 때, 그 산, 그 바위, 그 자리에 다시 똑같은 포즈로 아내와 앉았다.
저 아랫세상을 보시라.
검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던 세상이 온통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숨 가뿌다.
멀리 63빌딩이 보이고 송곳 하나 꽂을 틈 없어 보인다.
내가 변했듯 저렇게 세상도 변했다.
산 등선을 지나는 가을바람 소리는... 人生無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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