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차를 탄다
언제나 떠난다는 것은, 아니... 기차를 탄다는 것은 어설프다.
잠이 덜 깬 상태로, 몽유병자처럼 어슬렁어슬렁, 느리게 기차를 타기위해 움직여야한다.
그러나 기차는 빠르다. 내가 어린시절에 탔던 증기기관차가 아니다.
KTX, SRT. 요즘 기차들은 간이역을 거치지않고 달린다.
그렇게 나는 단 몇 분만에 어둠이 벗어지지않은 낯 선 곳, 낙동강 상류가 흐르는 곳에 내렸다.
멀리,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저 다리.
나는 밤 새 아픈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날이 밝기도 전에 새벽기차를 타고 저 다리를 지나서 강줄기를 찾아왔다.
물을 가둔 강뚝과 서있는 나무들의 색이 닮았다.
나는 나무에게 다가가 말했다. " 나, 너희들을 찍고 싶은데..."
새벽안개속에서 나무들은 웃으면서 승낙했다.
나는 가슴을 설레이며 정중하게 나무들을 사진 찍었다.
강은 낯설지않다. 아주 자연스럽게 낯 익은듯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어디서 널 만났었지?'
강은 대답했다. '우리는 계속 흐르니까 어딘가에서 만났을 수도 있겠지.'
나는 생각했다. 그렇다, 저 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닮았다.
느릿느릿, 유유히 흐르는 저 강.
나는 강과 깊은 인사를 나누었다.
낙동강 (洛東江)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咸白山, 1,573m)에서 발원하여 영남지방의 중앙저지(中央低地)를 통하여 남해로 흘러드는 강.
남한에서는 제일 긴 강이며, 북한을 포함하면 압록강 다음으로 길다.
총유역면적은 2만 3860㎢로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긴 강이며, 길이 513.5㎞이다.
Photo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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