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지 않았는데
뒤돌아 보니
하얀 눈 위로
상처 입은 짐승의 발자욱이
나를 따라온다.
저 발자욱,
내 속으로 절뚝거리며 들어와
한 마리 짐승을 키우리
눈 녹으면 그제야
몸 눕힐 양지를
찾아 떠나리
사랑 / 나희덕
나희덕시인의 사랑을 읽다보면 매번마다 아내를 떠올리게 된다
聖女였던 아내...
영화 <기적>의 여주인공처럼 성모마리아를 두고 聖地를 뛰쳐나왔던 여자
묵주를 풀어놓고 저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나온 여자
그녀는 유배를 떠나는 시베리아 벌판까지 나를 따라나선 상처입은 짐승이었다
절뚝거리며 함께 걸어온 길...
오늘 그녀는 새벽기차를 타고 성지순례를 떠났다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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