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3.
늦은 밤 다방에는 음악이 없었다
한 여자가 흐린 조명 아래서 음악의 부스럭지를 비질하고 있었다
어둠의 바다
정어리떼의 비늘이 희끗희끗 떠다니고 있었다
바바리코트를 펄럭이며 한 사내가
방파제 위에 서 있었다
여기는 바다
그대 그리우면 돌아갈 것임...
편지를 쓰고 싶었다
허이연 바람이 밀려가고 있었다
다시금 날이 밝고 있었다
생이손을 앓으며 뒤채인 지난 밤이
하얗게 표백되고 있었다
부두에는 목선 한 척이 정박해 있었다
인부들이 밤의 시체를 져 나르고 있었다
월요일
다시 개임
다시 햇살
너무 멀리 떠나와 있었다
이외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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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詩는 이외수씨의 '항구수첩'이라는 詩이다.
마치 김승옥씨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읽고난후의 느낌과 같은 감정이다.
내륙지방에서 줄곧 성장한 나는처음으로 바다를 본게 스무살때였다.
그때 바닷가에 서있던 외로운 등대와
외설스럽기 짝이없던 항구의 낡은 영화관 간판,
그곳에서 흘러나오던 유행가,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가 들어섰던 항구의 다방,
부둣가에서 해산물을 삶아 팔던 선술집, ...
이런것들을 처음 보았다.
그곳이 울산의 방어진이다.
내 나이 스무살때 보았던 조금은 외설스럽던 바닷가 항구...
지금도 가끔 찾아간다.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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