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4. 저녁 8시.
항암치료 3차를 시작하기 위해 또 다시 입원을 했다.
코로나 반응검사가 오후 5시를 넘기고서야 나와서 저녁 8시에 집에서 나와 응급실을 통하여 입원수속을 밟고 11병동으로 올라갔다.
병원생활은 아무것도 모르고 방심하다가 죽음이 눈앞까지 왔을때 어쩔 수 없이 하는것이지 알면 알수록 불편하고 못견디게 싫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새벽3시.
창밖을 내어다보니 모두 잠든 깊은 밤. 낮에는 그토록 번잡스럽던 도시가 텅 빈듯 조용하다.
마치 인간들이 이룩해놓은 물질문명을 버려두고 모두 달나라로 떠난듯한 텅 빈 거리같다.
나는 몇 시간째 죽음의 도시같은 밖의 풍경을 응시하며 앉아있다.
새벽 다섯시, 도시가 비로서 어둠에서 깨어난다.
차들이 미등을 켜고 달려와 신호대기선에서 줄을지어 머물고 건널목으로는 사람들도 몇 명 느리게 지나간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저 거리는 새벽출근을하는 젊은이들로 생기가 가득 찰것이다.
나도 한때는 저런 풍경속에서 어울리며 긴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아직도 저 싱싱한 새벽거리가 때로는 그립고 나가고싶다.
그렇게 나는 아침을 맞았다.
아침을 바나나 두개와 우유 한 컵,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진 영양죽 한 그릇을 김에 싸서 억지로 먹고 시간을 보낸다.
12시 반, 드디어 벨케이트와 스테로이드 주사약이 도착했다.
반듯이 누워 한 방울씩 떨어져 내 혈관으로 들어가는 스테로이드 주사액을 누워서 바라보고있다.
이제 항암치료 반을 하고 또 다시 남아있는 반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다시 하는 것이다.
물론 멀미가 나도록 지겹고 바짝바짝 마를정도로 힘에 겹다.
그러나 항암치료를 다 받고 암세포가 한 개도 남지않을 정도로 완쾌되어야한다.
그리고 Andy와 다니던 여행도 계속하고, 남미에도 가서 새로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지구의 끝 우슈아이 등대까지 가야한다.
항암치료를 끝내고 나니 송교수와 허미라간호사, 김상현주치의가 회진을 왔다.
나는 약간 어지러운 머리를 털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침대로 들어가 죽은듯이 몇 시간을 자고일어났다.
이제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고있는 내 자신을 느껴간다.
그래,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회복해가면서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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