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stralia (호주)

Old Melbourne Gaol (옛 멜버른 감옥)

Chris Yoon 2022. 2. 19. 03:03

옛 멜번감옥은 1851년 완공당시에는 멜번에서 가장 크고 시설이 잘 된 감옥 중의 하나로 호주를 식민지배하고 있던 영국의 '우수 감옥모형'을 바탕으로 설계된, 식민정부의 권위의 상징이었다.

19c 감옥 생활은 혹독하여 외부세계 뿐 아니라 다른 죄수들과 조차도 접촉이 안되도록 엄격한 침묵이 규칙이 강요되었으며 이를 어길시 채찍과 구조편으로 처벌을 가했고 자기 방 밖으로 나갈 때에는 두건으로 얼굴을 가려야 했다.

이곳은 단기수, 재구류범 및 알콜중독자, 정신이상자 또는 부도범과 같은 경범죄수를 비롯하여 사형 대기소로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926년까지 사용되었고 그동안 호주 역사에서 잘 알려진 네드 켈리를 비롯하여 135명의 교수형 장면이 잘 보존되어 있다.
 

 

Melbourne 여행을 하면서 처음 공항에 내렸을때 나는 그들의 풍모에 놀랐다.

귀족적이면서 경제적으로 있어보이는 풍모, 약간 느리고 점잖게 발음하는 영어로 구사하는 언어.

내가 아는 상식은 백인선호주의라서 유색인종은 절대 받아드리지를 않았고 목축업으로 양을 많이 기르고 죄수들을 보내는 땅이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죄수의 자손같은 인물은 하나도없고 모두 귀족적인 풍모를 지닌 여유가 있어보이는 인종들이었다.

나는 함께 동행한 강진구에게 물어보았다.

- 오래도록 죄수들만 보내어진 땅이었다면 죄수의 자손들도 많지않을까?

그랬더니 진구의 대답은 아주 명쾌했다.

- 당시 죄수들은 아이를 낳을 수도 없었을테고 모두 죄수를 관리하던 영국인들의 자손들일겁니다.

 

 

지금은 재미있게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이 수감되었던 감옥은 Melbourne관광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다.

Old Melbourne Gaol (옛 멜버른 감옥)은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실제로 사용되었던 감옥이다.

1845년 1월 호주 빅토리아 주 최초의 감옥으로 문을 열어 1924년 닫을 때까지 이곳에는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이 수용되었고 136명에 이르는 죄수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9세기 중반 빅토리아 주에서 금이 발견되고 골드러시가 시작되면서 몰려드는 이주민들로 인해 이 지역에는 크고 작은 범죄가 급증했다고 한다. 따라서 질서 유지를 위해 감옥이 생기게 된 것이다.

옛 멜버른 감옥 투어는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곳, 숨기고 싶은 감옥마저 관광 상품화하여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멜버른 시의 역발상적 아이디어를 잘 담고 있다.

내부는 영화에서 많이 접해 본 을씨년스럽고 냉기가 감도는 감옥 그대로의 모습이다. 길쭉하게 복도가 이어져 있고 양쪽으로 죄수의 독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당시 사용했던 여러 가지 고문기구와 형틀, 교수형대, 수갑 등도 전시되어 있다. 아주 조그만 창문이 딸린 좁은 독방에는 수감자들의 범죄 행적과 소품들 그리고 종종 악명 높은 죄수들의 석고 마스크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할 곳은 호주의 유명한 사형수 네드켈리의 전시관이다.

호주판 홍길동, 의적이라 불리는 네드켈리는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된 그는 본의 아니게 3명의 경찰을 살해하고 은행을 터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난한 농민들의 담보채권을 불태워 없애버리고 이민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출판사에 알리는 등 용기 있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1880년 체포되어 같은 해 11월 처형되었다.

네드켈리는 매너와 성격 모두 좋아 처형 당시에도 많은 이들이 구명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영웅', '차별받는 이민자들의 영웅'으로 짧은 호주의 역사에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안겨준 네드켈리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네드켈리의 데드 마스크(죽은 사람 얼굴에 유토나 점토을 발라 모형을 만든 다음 형을 뜨는 것)와 경찰의 총탄을 막기 위해 드럼통, 보일러, 삽날 등을 이용해 만든 갑옷과 투구 등이 전시되어 있으니 자세히 구경해보자.

그러나 이곳에는 네드켈리처럼 의적으로 인정받는 죄수들도 있지만 극악 무도한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도 많았다.

그런 죄수들의 범죄 행적이 적힌 자료와 사진들을 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정점은 교수형이 집행되는 사형장을 관람할 때다. 그곳에는 뒤로 손이 묶인 채 목에 밧줄을 달고 있는 사형수 인형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긴장과 스릴 있는 감옥 관람을 마쳤다면 정원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그 옛날 어두운 방에 갇혀 지내던 죄수들이 간절히 원하던 맑은 공기와 햇살을 마음껏 받을 수 있다는 현실에 행복할 것이다. 당시에는 개인 운동에 주어진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23시간, 작은 감방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2층의 17번 방은 유령이 출몰한다는데, 용감한 방문객이라면 유령의 방에 들러도 나쁘지 않겠지만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방 번호를 기억해두었다가 제대로 지나칠 것을 권한다.

 

 

• 감옥에 수감되는 기분은 어떨까? 감옥에 갇히는 독특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수감체험 프로그램 (The Watch House Experience)도 있다. 참여자들은 교도관으로 변신한 가이드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고 차디찬 감옥 방에도 들어가게 된다. 여러 명의 관람객과 함께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워치 하우스에서 이루어진다. 관람객이 편한 시간을 선택할 수 있으니 감옥 관람 전 프로그램의 시작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유로운 멜버른 관광객에서 순식간에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 40분의 아찔한 경험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