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사람들

한세대를 살며 공감하게 하는 남자 - 김훈

Chris Yoon 2021. 12. 13. 19:04

알수없는 병에 시달리다 병원으로 들어가기전,

그리고 암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퇴원후.

나는 글쓰기에 더욱 매달렸다.

내가 세상을 뜬후, 누군가 내 글을 읽으며 '그 사람 참 그래도 잘 살았구나.' 하며 인정해 주기를 바래서였다.

몇 시간을 책상에 앉아 겨우 몇 줄을 쓰고나면 기진맥진하며 다리는 피가몰려 퉁퉁부어 올랐다.

병원에 입원을 해 있으면서도 쓰다가 중단한 글들이 못내 아쉬웠다.

내가 죽기전에 마저 완성을 시키고 세상을 떠나고싶었다.

그러나 완성이라는 것이 어디 있으랴!

세상살이 모두가 미완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혈액암이라는 병명을 캐내고 항암치료를 시작할때까지 집에 있기로하고 퇴원을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평소보다 더 애착이가고 사진으로, 또 글로 남기고 싶었다.

내 사진에, 내 글에 무슨 대단한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난 것도 없었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날때 재주라고는 그것 뿐, 할 수 있는게 오직 그짓거리 하나 뿐이었다.

 

페이스북에 내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들, 내 생각들을 집어넣었더니 지인에게서 문자가 왔다.

- 면역력이 너무 소진 되실까봐 걱정입니다.

체력 아끼세요.

글쓰기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버리실것 같아 염려됩니다.

나는 답을 달았다.

- 네, 그것밖에 제가 살아있는 이유가,

사진찍고 글쓰는 것밖에 없어서요.

 

문득 얼마전에 본 김훈선생의 칼럼이 떠올랐다.

김훈선생은 나와 동년배이시다.

그는 젊은시절 기자로 바쁜 나날을 보내며 많은 기행문과 황석영선생이 신문연재를 하다가 펑크를내고 증발되면

대신 글을 써서 신문연재를 무난히 메꾸기도 했었다.

컴퓨터도 전혀 못하는 그가 연필로 그 많은 글을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유난히도 눈에 총기가 있어보이고 갓 잡아올린 송사리처럼 팔닥거리던 모습.

그렇던 그도 나이가 들었고 나도 병원에서 암선고를 받았다.

김훈선생은 나와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누구보다도 공감을 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렇던 그가 이제 죽음에 대하여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이야기를 한다.

 

다음은 공감이 가서 복사해 두었던 그의 칼럼원고이다

 

 

 

 

김훈선생의 변천사.

좌/ 기자시절 신문사에서 교정을 보던 시절

중/ 한창 남성으로서 정점에 올랐던, 갓잡아놓은 송사리같이 뛰던 시절

우/ 비교적 최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