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사람들

人間의 香氣 - 화타 윤경재

Chris Yoon 2021. 12. 4. 03:10

 

젖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치자꽃 무리가 피었다
깨진 유리병과 망가진 잡동사니 따위로
딱딱한 형태를 견뎌낸 것들,
텅 빈 공기의 틈으로 주입되는 한 호흡의
향기가 되기 위해 몰입한다


역한 핏물이 주루룩 몸 밖으로 흘러나갈 때까지
부패의 꿈속으로 매몰된다
그 속에서 뿌리들이 번식하는 소리,
뿌리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꽃과 열매와 벌레와 여자와 아이들이 익어간다


이곳에 이르면 모든 경계는 모호해지고
날카로움도 망가짐도 눈부신 풍경이 된다
새들 속에서 우는 잡동사니와
나뭇잎 속에서 펄럭이는 고철과
꽃들 속에서 반짝이는 유리조각,
온갖 황홀한 향기로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사물들, 사물들 모두 응고된 공기의 흔적은 아닐지


배설물이거나 발자국이거나 혹은 눈물?
뿌리내린 것들은 지탱할 수 없을 때까지
몸을 부풀려 꿈속 배경이 된다
망가질수록 황홀해지는 지상의 풍경


치자꽃 향기가 콧속으로 스민다
나는 느릿느릿 고정된 생의 형태를 망가뜨리며
수많은 사물들 사이에 눕는다

향기에 대한 관찰 / 배용제 詩

 


올해부터 세상을 살아 내며향기나는 인간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주변에 좀 더 머물려고 한다

그 첫번째 인물로 그동안 방치해 놓았던 몸의 구석구석을 요즘 침과 뜸과 교정으로 치료하러 다니는 한의사 화타 윤경재박사이다

그는 하루종일 침을 놓고 척추교정으로 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수시로 기도를 한다

그의 기도하는 모습은 참으로 특이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두손을 모으고 오른쪽 엄지를 위로 얹은 손모양이 그만의 깊은 신앙을 말해주는듯 하다

내가 물었다 "기도하는 손 모양이 특이하시네요."

그 가 대답한다 " 엄지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표시하기 때문입니다."

 

윤필립

 

 

 

 

 

요셉아, 너는 어디서 왔는가?

 

 

유혹과 모함을 받았던 美청년 요셉

 

성서를 읽어보면 요셉은 그 용모가 준수하고 아담하였다합니다.
준수하다는 말은 신체가 균형 잡힌 모습을 하고 있어 아름다웠음을 의미하며,
아담하다는 것은 요셉의 얼굴이 말쑥하고 잘 생겼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배려로 준수한 외모를 지닌 자는 그 화려함으로 인하여 유혹의 기회가 더 많고 시험받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처럼 아름다웠던 요셉의 용모는 후에 큰 재난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요셉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요셉은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화타 윤경재원장의 세례명 역시 요셉입니다

요셉답게 그 용모가 아직도 수려하고 준수합니다

어느날 그의 책상머리에 앉아 책장을 보다가 작은 액자를 발견했습니다

"누구예요? 이게."

"요셉입니다. 제가 요셉이잖아요."

나는 그 액자를 가져와서 사진 찍었습니다

아직도 너무 아름다워서 가련해 보이기까지하는 반백의 미남중년 요셉.

'요셉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윤필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