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인연 (因緣 / Relation)
당신과 나의 인연은 이미 오래 되었다
당신과 내가 이 세상에 내려와 머물렀다 갔다지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당신은 없었다.
짧은생을 마감하고 당신은 떠난 후였고
당신이 떠난 세상을 떠돌며 나는 당신의 자취를 찾아 다녔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월을 살면서
당신의 그림 하나로 맺어져
온갖 시름을 견디며 수렁같은 세상에 꽃을 피웠다
전생에서 우리가 만났던 기억들을 못잊어
당신은 환생하여 틈틈이 내곁을 찾아왔고
나 또한 당신의 그림을 보며
당신의 그림속의 여자들을 찾아다니고
가난한 예술가로 이 세상을 기웃거리며 살았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묻혀지고 잊혀졌다 해도
당신이 그린 여자들은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아시는가?
언젠가 내가 저녁 바람소리를 들으며
당신의 여자들을 안아보고 싶어했던 그 심중(心中)을
뉴욕으로, 유럽으로,
내가 사는 나라에서
이제 당신의 그림을 만나러 가는일이
낯설지 않음은
전생에서의 어느 숱한 날중에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몸부림치던
그 몸짓들로 가슴속에 길이 트였기 때문이리다
..................
현세에서도 다 하지못한 우리들의 사랑은
아직도 가슴속에선 용암처럼 뜨겁게 타오르는데
다음 生에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
어떤 여자들을 만나고
어떤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을까
당신과 나,
끝도없이 돌아가는 윤회(輪廻 )...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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