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리 젊은 날
가끔은 그리울거다
그대가 아니라
그대를 사랑했던 그 때의 내가.
가끔은 그리웠다
그대가 아니라
그대를 사랑했던 그 때의 내가.
인사동의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아뜰리에에서
한적한 오후를 보내며 휴식을 즐긴다.
문득 정말 오래 살았다는 생각.
나, 젊었던 날은 가진것 없었고, 지금보다 더 야위었고, 그래서 두려운게 없었다.
그래서 거침없이 그대를 사랑했고 그대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내 비록 자존심이 있어 혼자 술과 방랑으로 세월을 보내다 늙었으나
가끔은 그대가 그리웠다.
그러나 나이들어 생각해보니
그대가 그리웠던게 아니라 그대를 사랑했던 그 때의 내가 그리웠던 것이다.
남자는 떠나간 애인에게서는 환멸을 느껴도
잃어버린 젊은날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는다고 하더니.
지금은 얼굴마저 희미하게 떠오르지않는 그대,
평생을 걸고 애증어린 복수를 꿈꾸기도했지만 이젠 모두 버리련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몇 백번이나 그대를 죽이지않았던가!
尹馝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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