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인사동 산책

인사동 Prelude

Chris Yoon 2021. 11. 12. 07:37

 

- 비가 내리는가?... - 그쳤군,

- 구름이 몰려 다니며 간혹 햇빛이 비쳐

이런날 인사동엘 갔다

작가마저 잠시 자리를 비운 전시실에서지독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낀다

두려움은 초현실적인 그들의 작품에서 오는 것이고

외로움은 텅 빈 전시실을 걸을때마다 오래된 나무바닥에서 들리는내 발자욱 소리 때문이다.

이런 장소에 쇼팽의 Prelude in E minor 하나쯤흘려놓으면 덜 무섭고 덜 외로웠을텐데...

 

 

 

자리에 들기 전 귀 솔깃 들은 음악 때문인가
쇼팽이 파리에 밀반입한 소싯적 애인의 뼈로
정교하게 깎았다는 초소형 조각(爪角) ‘ 마주르카’를 찾아
인사동 가게들을 위아래로 훑다가
안개비 자욱한 골목에서 덜컥 깬다.
시계를 본다.
한 시.


- 황동규의 <토막잠>에서 一部 발췌 -

 

 

 

어느 전시실 구석진 방
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안이 드려다보인다
사진판넬속에 한남자가 잔뜩 웅크린체 앉아있다
아주 오랜 세월을 저 남자는 저렇게 햇빛 한 점 안드는 방에서
앉아있었을 것이다
켜켜이 책위에 앉은 먼지속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인간은 갇혀 지낼때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 기억력은 극도로 비상의 날개를 펼치며
성장하면서 한번도 떠올리지않았던 기억까지 떠오르게 한다
혼자 갇혀있다는 것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혼자 갇혀있다보면 빛을 찾기 마련이다
세상의 어느 곳이든 빛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조금만 빛이 있으면 사진촬영이 하고싶어진다

또한 최대한으로 그 빛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빛이 부족할수록 많은 생각을 하며 사진을 찍고

그 빛이 부족할수록 때로는 좋은 사진을 얻어내기도 한다

빛...빛과 인체는 어찌 저리도 잘 조화가 될까?

 

같은 주제를 10년만 찍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있다
노아 칼리나, 그는 2000년 1월 11일부터 2006년 7월 31일 까지
6년 반에 걸쳐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얼굴을 찍었다한다.
그는 2,356일의 이 기록을 5분간의 영상으로 압축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렸다.
특히 전편에 걸쳐 빠르게 진행되는 Carly comando의 피아노곡을 배경음악으로 한
이 동영상은 인생의 무상함, 시간의 덧없음, 존재의 위대함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수십만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동영상으로 노아 칼리나는 일약 유명사진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노아 칼리나의 사진을 나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얼굴을 찍은 모습이 너무 못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못 생겼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나?

"한 주제를 10년만 찍으면 누구나 사진가가 된다"
그가 인터뷰중에 한 말이다

 

 

 

Prelude

Music

Chopin / Prelude in E minor Op.28. No.4 연주: Alfred Cortot

Chopin / Prelude in E minor Op.28. No.4는 경우에 따라서

무척 우울하고 슬픔을 억제하며 들어야 할 음악이다.
나는 구름이 잔뜩 낀 회색의 도시를
걸으며, 이 음악을 듣길 좋아한다.몇 년전 뉴욕에 머무를때,
타임 스퀘어를 떠돌며 이어폰으로
혹은 할렘가의 흑인음악이 밤새 들려오는 아파트에서 선잠을 자며
이 음악을 들었다.
뭔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 화려한 거리에서 이토록 비통한 음악을 듣다니?...
그랬다. 너무 외로워서... 마치 사막과도 같은 외로움에
치를 떨었을것이다

윗사진들은 짤막짤막한 의식의 흐름을 적어놓다시피한 사진들로 내가 Newyork에 있을때 작업한것,
그리고 인사동을 순례하며 J.K.가 나를 찍어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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