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와 잠을 자고, 잠을 깨고, 또 잠을 자고...
몇 일인가를 그렇게 보냈다
낮이 밤이되고 밤이 또 밤으로 연결되면서
밀렸던 잠들이 쏟아지듯 모든걸 뒤로 미루고
그렇게.... 잠을 잤다
그러는동안 바다도 잠을 자듯 잔잔했다가...
파도가 일었다가... 다시 잠잠한 날이 계속 되었다
소리... 소리... 소리들...
빈 바다에 공허하게 울리는 파도소리
하늘을 떠도는 갈매기 소리
또 한 해가 가면서 이렇게 가을도 깊어간다
Schubert(슈베르트)의 'Nacht und Traume(밤과 꿈)'을
되풀이해서 듣는다.
잠을 자면서 듣고, 일어나 앉아서도 듣고,
바다를 내어다 보면서도 듣는다.
슈베르트는 아주 오래전,
한 사내가 이렇게 바닷가로 혼자 흘러들어와
자신의 음악을 수백번 되풀이해서 들으리라는걸
짐작이나 했을까?
- 글 :: 윤필립 (尹馝粒)
- Photo :: Chris Yoon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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