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가을바다에 관한 명상 IV / Autumn Sea I

Chris Yoon 2021. 11. 6. 03:13

 

 

 

멀리 떠나와 잠을 자고, 잠을 깨고, 또 잠을 자고...

몇 일인가를 그렇게 보냈다

낮이 밤이되고 밤이 또 밤으로 연결되면서

밀렸던 잠들이 쏟아지듯 모든걸 뒤로 미루고

그렇게.... 잠을 잤다

그러는동안 바다도 잠을 자듯 잔잔했다가...

파도가 일었다가... 다시 잠잠한 날이 계속 되었다

 

소리... 소리... 소리들...

빈 바다에 공허하게 울리는 파도소리

하늘을 떠도는 갈매기 소리

또 한 해가 가면서 이렇게 가을도 깊어간다

 

Schubert(슈베르트)의 'Nacht und Traume(밤과 꿈)'을

되풀이해서 듣는다.

잠을 자면서 듣고, 일어나 앉아서도 듣고,

바다를 내어다 보면서도 듣는다.

슈베르트는 아주 오래전,

한 사내가 이렇게 바닷가로 혼자 흘러들어와

자신의 음악을 수백번 되풀이해서 들으리라는걸

짐작이나 했을까?

 

 

 

- 글 :: 윤필립 (尹馝粒)

- Photo :: Chris Yoon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