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불면으로 고생을 하다가
어느날 문득 몽유병자처럼 일어나 동해안의 해안선을 따라가며
송지호, 화진포, 삼척 등... 아름아름한 이름들을 되뇌이며 가다가
파도소리가 아름다운 마을로 들어서 바닷가 여인숙에 들었다
그곳에서 몇일인가 잠을 자다 일어나고 또 잠을 자고
그러면서 창밖을 내어다보면 바다도 잠을자다가 파도가 일다가를 계속했고
그 바다에 바위 섬 몇 개가 추억처럼 떠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보며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우리 인간들의 사랑이라던가,
그 사랑에 대한 그리움, 연민, 이별... 이런 이야기들은 떠올리지 않았다
그저 지나간 그 많았던 내 세월들과 앞으로 올 내 세월들에 대해서 생각만 했고
그 지나간 세월에 대한 그리움이나 추억같은 나른한 단어들을 버려야 좋을지, 계속 간직해야 좋을지 망서렸다
맑은 밤이 오면 간혹 밤하늘의 별들이 그리움처럼 빛났다
- Copy :: 尹馝粒
- Music :: Stuart Jones - Lazy Day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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