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반.
동녁이 어슴프레 밝기도 전
새들이 날아와 지저귀며
영혼을 흔들어 잠을 깨운다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말라.' 고
정몽주 어머니가 아들에게
이성계 부자의 더러운 권력다툼에 끼지 말라는 뜻으로 지은 시조가 있다.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난 까마귀 힌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굳이 현대어로 풀어쓰면,'까마귀 싸우는 골짜기에 백로야 가지마라.성난 까마귀 흰 빛을 시샘할새라.청강에 이제껏 씻은 몸을 더럽힐까 두렵구나.'
여기서 까마귀는 권력에 탐닉하여 음모와 살생을 일삼는 정상배, 백로는 선비의 깨끗한 지조를 가리킨다.또 다른 시조 한 수가 있다.
'가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것치 거믄들 속조차 거물소야아마도 것희고 속 검을슨 너분인가 하노라(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이건 나름대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한 변명이다
까마귀와 백로가 분명하게 구분이 되던 그 시절은 그래도 해학과 낭만이 있었지만요즘처럼 노골적으로 덤비며 인간의 도리와 염치를 모르는 사람을내 어찌 감당할까?...
-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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