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신사동 가로수거리에 밤이 내리면

Chris Yoon 2021. 11. 3. 11:02

 

신사동 가로수거리에 밤이 내리면

어둠이 오면 더 밝아지는 곳이 있다
불야성같이 불이 꺼지지않고 새벽까지 자동차 불빛이 흐르는 도시
나, 어린시절 이곳은 한낱 진흙밭을 개간하며 도라지를 심고 배추를 경작하던 곳.
이곳을 찾으려면 한강에서 사공을 불러 나룻배를 타고 건너왔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 나이 새파랗게 젊어 바람을 피우던 나이,
모텔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불어왔던 강남 문화...

 

 

 

 

이곳은 New york의 Soho거리를 연상케한다
New york의 Soho, 신사동 가로수 거리...
두 곳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Modern한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거리,
아기자기한 젊은이들의 감각이 빛나기도 한다.
한때 나는 이곳에 광고사무실을 차려놓고 이거리를 드나들었다
정리되지않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쑤셔박아 놓았다가 다시 빠져 나올라치면
앞을 가로막은 차들을 밀쳐내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느라

헤라클래스처럼 가슴 운동을 하며 bumping시키던 곳
지금은 차를 가지고 갈 수 없는 골목이 되었다

 

 

 

우리가 살고있는 땅이 변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어머니의 산소를 오랜만에 갔을때 빈 땅도 오래두면 산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 한강남쪽의 배추밭이 fashion문화의 거리로 발돋음했다
그 거리에 나가면 나 또한 mannequin이다

 

 


항상 허무가 가슴 한구석에 깃든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루에 몇번씩 가슴에서 이야기한다
더 젊어지라고, 아직도 젊다고, 더 사랑하라고,...
무수한 이야기들이 귓전에서 맴을돈다


그러나 이제 내 나이, 밝고 환한 낮시간이 아니다
어디로 보나 불이 꺼져가면서 어둡다
항상 가슴에선 저녁조수같은 흐느낌이 들린다
어딜가나 이방인같은 느낌,
불빛이 있는 벽아래 가만이 서서 귀기우려본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하루중 어디쯤일까?...

 

 

 

어지럽다. 또 현깃증...
때로는 눈 앞이 아득해지며 노란 섬광이 번쩍이다가
급속히 회오리치는 급류를 타고 빠져 들어가는듯해서
길가에 자주 주저앉곤 했었다
그후부터 명상과 산책을 시작했다
무엇이든지 과한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 진작 받아 드릴것을...

 

 

어린시절, 불란서영화 <지하실의 멜로디>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그때부터 막연히 폭력과 사내들의 범죄작업에 눈이 떠지며 지하세계가 동경되던 나이...
그러나 지하세계에 몸 담아 보지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파멸의 세계로 치닫는 곳이라는걸.
그래도 나는 운좋게 지하세계에는 몸 담아 본 일이 없다
그래서 감사 드린다

 

 

그러나 위로 올라 갈수록 어지러움을 호소했었다
그래서 고소공포증이 생기고 평생 시달리며 살았는지 모른다
저 까마득한 계단, 올라갈땐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
그리고 내려올땐 한 걸음, 한 걸음 내려와야지
자칫 실수하여 한 걸음이라도 헛디디면 끝장이다
차라리 내려오다 어지러우면 주저 앉아 쉬는편이 낫다

 

 

 

얼굴은 술이취해 붉은데 손은 무척이나 하얗고 곱다
손이 이뿐 남자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다
다른곳도 또 더 멋있고 이뿐 곳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인생에는 동행을 해주는 친구가 있다
그런 친구가 좋은 친구이다
아이스크림을 들었는데 친구의 카메라가 다가오면 왜 이렇게 희열을 느낄까?...
이유는 간단하다

추억속에 얼굴로만 남아 있던 친구가
낙엽지던 날 전화를 해왔다.
늘 보고 싶었다고... 늘 그리웠다고
.

추억속에 얼굴로만
남아있던 친구가
눈이 오던 날 전화를 해왔다.
늘 기억하고 있었다고... 문득문득 만나고 싶었다고.



* 윗 사진들은 모두 동행을 해준 친구 李象國이 촬영을 해준것입니다

그는 신사동에서 개인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위 맨 마지막 詩는 어젯밤 늦게 돌아와보니 타이슨님이 제 블로그의 방명록에 넣어준 詩입니다

적절하고 좋아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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