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지루한 사랑

Chris Yoon 2021. 11. 3. 03:10


 
이름도 모르는 나와 아내의 심장을 닮은 식물 두 그루
꽃 피라고 열심히 길렀건만
꽃 피울줄 모르고 한 해, 두 해,...
어느덧 십년이 지나 버렸지
그래, 우리들의 사랑도 그렇게 화려하게 꽃 피우진 않았어
다만 몇 십년이 지나도록 시들지도 않았을 뿐이지.



명동 롯데호텔, 갤러리에서 친구가 전시회를 연다기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로비에 있는 작은 꽃집을 둘러 보았다
눈에 띄는 Hart모양의 식물이 하도 신기하여 가격을 보니
작은 화분인데도 무척 비쌌다
어느해 가을, 내가 잘가는 석촌호수로 농원에서 출장을 나와 세일행사를 벌리는데
그종류의 작은 화분들이 있었다.
그때 롯데호텔에서의 생각이 나서 두개를 싼값에 구입을 했다
시키는 대로 물도 자주 주지않고 햇빛 드는 창가에 두고 열심히 길렀다
그러기를 10여년,
그러나 꽃을 피우기는 커녕 더 이상 크게 자라지도 않는다
지루하다. 내가 무슨 정성으로 이렇게 변화없는 생명에 정성을 쏟나...
이름이나 물어볼것을... 이름도 모른다



- Chris Nicol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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