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malaya

산이 된 사람들 II

Chris Yoon 2021. 10. 31. 16:53

 

 

죽음이 너무나 가벼워서
날아가지 않게 하려고
돌로 눌러 두었다


그의 귀가 밝아서
들억새 서걱이는 소리까지
뼈에 사무칠 것이므로
편안한 잠이 들도록
돌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대 기다리며
나, 천 년을 견딜 수 있겠는가



詩 :: 염창권의 '고인돌'
Music :: Ad Dios - Winter Solstice



경식이형 이야기를 또 해야겠다
그 해가 몇 년도 였던가?
이제 하도 오래되어 내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1970년이었을게다
흰눈위에 텐트를 치고 경식이형은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밤이되어 돌풍이 불면서 눈사태가 일어나고 경식이형의 텐트를 덮쳤다
형을 구조했을때 형은 평소처럼 옆으로 누워 잠들어있었고 매우 평온한 얼굴이었다
형의 머리맡에는 마시다만 술병과 카메라가 있었다
카메라는 형의 유해와 함께 돌아와 그 속에 있던 휠름은 모두 사진으로 되어
신문회관에서 유작전이 열렸
나는 그 팸플렛을 성년이 되도록 가지고 다니다가
학교를 다니며 몇 번 짐을싸서 집을 옮기고 군대를 다녀와 보니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게 되었다.


Himalayas
인도와 중국, 티베트 사이에 있는 산맥. 세계 최고의 에베레스트 산을 비롯하여 7,200미터 이상의 고봉(高峰)이 50개 이상 있으며, 빙하가 현저히 발달되었다.

인더스, 갠지스, 브라마푸트라의 세 강은 협곡(峽谷)을 이루어 이 산맥을 횡단한다.

이곳에 등반을 하다 조난을 당한 사람들이 묻혀있다

빙하속에 묻혀있다가 반세기, 아니 몇세기가 지난후 발견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늙은 유가족들은 새파랗게 젊은 오래전의 그를 안고 운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 될뻔 했었다

내일, 17일,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김창호 대장을 포함한 한국원정대원 5명의 시신이 새벽 국내로 운구된다.

그 분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이 詩를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