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또 훌쩍 깊었다
내가 병들어 아픈 사이에
투명한 햇살을 내리쬐다,
새벽 안개를 몰고왔다,
구절초를 한무더기 피우고 이슬을 맺게 했다가,
푸르던 사과를 붉게 익히다가,
들녁을 누렇게 물들이며 깊었다.
병원에서 나와 쇠잔해진 얼굴로 그것들을 바라보다가
한숨지으며 말했다.
'그래, 한숨지을거 없어.
해마다 언제는 안그랬나?'
병원에서 퇴원을하여 여행을 떠났다.
달라진 세상풍경을 보고싶었다.
사우(寫友)가 해마다 간다는 곳을, 함께 가자고 부탁하여 먼 길을 달려갔다.
과연 세상을 달라져있었다.
새벽, 해가 떠오르기전에, 햇살이 피어날때 호수의 물안개도 피어난다면서 사우는 여관문을 나서 길을 떠났다.
나는 완치되지 않은 몸으로 사우를 먼저 보내고 천천이 발걸을을 떼어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루 내쉬며
한걸음, 한걸음 길을 걸었다.
청송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경종원년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된 연못이다.
이 저수지는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로 크기는 아담하지만,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한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고,
그 위로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비가오면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층이 스펀치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이처럼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주산지에는 20~300년된 왕버들 30여 구루가 있는데 그 풍치가 매우 아름다워 많은 탐방객들과 사진 애호가들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과연 새벽안개가 피어오르면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케한다.
어젯밤 여관집 안주인이 '내일은 안개가 잘 피어오르겠네요.'하던 말이 무색하게 그리 많이 피어오르지는 않았다.
가을날씨라는게 변덕이 심해서다.
나는 가지고 간 니콘 카메라 2대와 스마트폰까지 동원하여 최선을 다하여 촬영을 했다.
윗사진들은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들이다.
- Photo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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