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travel -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
혹시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집집마다 걸려 있는 오징어를 본 적이 있는지
오징어 배를 가르면 원산이나 청진의 아침햇살이 퍼들쩍거리며 튀어오르는 걸 본 적이 있는지
그 납작한 몸뚱이 속의 춤추는 동해를 떠올리거나 통통배 연기 자욱하던 갯배머리를 생각할 수 있는지
눈 내리는 함경도를 상상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 오징어 속에는 소줏집이 들앉았고 우리들 삶이 보편적인 안주라는 건 다 아시겠지만
마흔해가 넘도록오징어 배를 가르는 사람들의 고향을 아는지
그 청호동이라는 떠도는 섬 깊이 수장당한 어부들을 보았거나 신포 과부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지
누가 청호동에 와 새끼줄에 거꾸로 매달린 오징어를 보며 납작할 대로 납작해진 한반도를 상상한 적은 없는지
혹시 청호동을 아는지
나는 이곳에서 몇일을 묵은적이 있다
밤이면 가로등도 변변치않은 어두운 동네,
밤바다가 철썩이고 어둠속에는 고가도로가 누워있고 그 아래로는 갯배가 어둠을 뚫고 오고가는 것을 밤늦게까지 앉아 지켜보았다.
실향민들은 오징어를 잡아 순대를 만들고 순대국을 끓여팔며 이제나 저제나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고 어느덧 그 아들들이 고향인양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마을, 청호동.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풍습도, 인정도 많이 바뀌었다.
나는 그들이 이제 두고온 고향을 잊고 마음편히 이곳에 정착하길 바란다.
- Photo :: Chris Yoon, Andy Lim (강원 속초시 청호로 122 구(지번) 주소 청호동 1076) 아바이마을에서 촬영.
- Poem :: 이상국詩人의 '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 Copy :: 윤필립(尹馝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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