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데까지 왔구나
막다른 골목
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 있다
卍行의 첫걸음은 향기롭기만 하여라
나의 깨달음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의 첫걸음, 그 첫걸음은 향기롭기만 하네
수행승들은 전국 각지를 구름처럼 떠돌며 만행을 하여
덕이 높은 고승이나 선지식을 찾아가 배운다고 하더라만
나는 아직 스스로의 깨달음이 더 중요한듯하여
당분간 바다를 보며 올레길을 걷다가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생각이 많이 들어간 글을 쓰는 작업을 이어갈듯하다
걷는것은 내면의 성찰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이라 하지 않던가?
부디 걸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길...
사는동안
모든것들이
내 머리를 짓밟고 넘어갔던적이
어디 한 두번이 었던가?
그럴적마다
한 목음의 샘을 찾아 마시고
일어섰던 기억들...
모두들 나를 향해 돌을 던지던
내 나이 서른 두살의 벼랑 위에서
더 이상 나아갈 수도 없고
그대로 견뎌야만 했던 비극적 우울의 시작
질긴 생명력으로 자생하며
이토록 오래 버티며 살아남지 않았나
이제와서 굳은 살 박힌 그 상흔위로
소나기 한 줄기 맞았다고 뭐그리 대수던가
한 해를 보낸다는게 별거더냐
그저 살아가는 날들의 연속인것을
이제 나는 회향(廻向)하련다
오늘도 나는
또 한 목음의 샘을 마신다
회향[廻向] : 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공덕을 자신이나 중생에게 널리 베풀어 깨닫도록 한다는 가르침.
제주 Hotel 앞에서 합장드리며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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