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西 Europe

국경 (國 境 / a boundary )

Chris Yoon 2021. 10. 23. 06:09

 

Austria Hallstatt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로
국경을 넘는다.

이탈리아를 지나면
스위스가 나타나고
프랑스가 나타난다.

그래, 그렇지.
이승의 국경을 넘으면
거기에도
나라는 있겠지.

호반이 있고
새들 지저귀는
숲이 있고
마을이 있겠지.


( 손광세·시인, 1945- )

 

 

Swiss

 

 

독일에서 비행기를 내려 버스를 타고 암흑의 숲을 지나며 국경을 넘는다
눈 앞을 겨우 밝히며 달려가는 불빛만이 우리가 국경을 지나고 있음을 알게한다
숲을 벋어나 버스는 다시 암흑의 구릉지대를 달린다
이따금 멀리 불빛이 보이면 안도의 한숨.
버스안은 모두 잠든듯 조용했으나 실은 모두 잠들지 않고 있었다
마른 기침소리가 이따금씩 들리고 두런두런 이야기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밤새 달려 어느 인가에 도착했다
나는 밤새 굽은 허리와 가슴을 펴며
후론트에서 받은 객실 열쇠를 받아들고 방으로 들어가 죽은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가수면상태에서 밤을 보내고 히뿌옇게 밝아오는 새벽거리고 나왔다
싸늘한 새벽공기가 몸을 에워싸며 몰려왔다
멀리 눈덮인 산봉우리가 보였다.
스위스였다
나는 스물여섯시간을 지나 이 낯 선 땅에 서있는것이다.

 

 

Paris 北驛

 

 

밤이면 국경을 넘는 여행,
좁은 반도를 갈라 놓은 채 국경아닌 국경으로 막힌
분단의 세월을 살아온 나에게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은 어쩌면 두려움이였다.

국경수비대에게 총을 맞는 것은 아닐까
여권을 가슴 깊숙히 품고
로마에서 뮌헨으로, 제네바에서 몽불랑으로, 찰즈부르크에서 부뤼셀로....
그렇게 국경을 넘나들었다
웅크리고 기차 차창에 기대어 잠을 자고
새로운 도시에서 맞는 아침,
코인을 넣고 화장실을 드나들며

환전을 하기위해 길거리에서 동전을 세고....
낯 설고 외로운 방랑을 즐기듯

기차역(驛)마다 케리어에 실고 옮겨다녔다

지도 한 장을 들고 트램에 올라
때론 무작정 시내를 돌며
샌드위치 한 쪽으로 허기를 달래며 걸으면
가슴 벅차게 밀려오던 노스텔지어...

오늘밤은 어디서 자야할 지
어두워지는 도시에서 이방인으로 모텔을 전전했다
내일 또 다시 떠난다는 설레임
그 도시에선 또 어떤 그리움을 만날까?

 

 

 

Matterhorn Zermatt, Switzerland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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