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무대 -
Puente Nuevo, Ronda (누에보 다리)
누에보 다리(Puente Nuevo, Ronda )는 스페인 남부, 론다의 구시가지(La Ciudad)와 신시가지(Mercadillo)를 이어주고 있는 세개의 다리 중,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다리로 과다레빈 강을 따라 형성된 120m높이의 협곡을 가로지르고 있다.
이 다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의 무대가 된 장소이다.
다리 건축은 1935년 Felipe V(펠리페 5세)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8개월만에 35m 높이의 아치형 다리로 만들어졌으나 무너져서 5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로부터 몇 년 뒤인 1751년에 새로이 착공이 이루어져 1793년 다리 완공까지 무려 42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3개의 다리 중 가장 늦게 완공이 되어 ‘누에보(Nuevo / 새로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협곡에 현깃증이 인다.
저 까마득한 아래에서 이곳까지 누가 이 다리를 놓았단 말인가?
건축가는 José Martin de Aldehuela이였고, 책임자는 Juan Antonio Díaz Machuca였다.
Juan Antonio Díaz Machuca는 다리 건축 시에 필요한 거대한 돌들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획기적인 기계들을 고안해냈다. 다리의 높이는 98m이며, 타호 협곡(El Tajo Gorge)으로부터 돌을 가져와 축조하였다.
다리 중앙의 아치 모양 위에 위치한 방은 감옥부터 Bar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1936년~39년에 일어난 스페인 내전 기간 중 양 측의 감옥 및 고문 장소로도 사용되었으며, 포로 중 몇몇은 창문에서 골짜기 바닥으로 던져져 죽임을 당했고 다리 중간 아치에 있는 공간은 감옥으로 사용했었다는 슬픈 역사를 지닌
장소이기도 하지만 현재 이 방은 다리의 역사와 건축에 대한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사진 촬영지로 전 세계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다리는 그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의 무대가 된 장소이다.
이 작품은 1937년에 시작된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미국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지적이고 행동적인 청년 로버트 죠던은 인민전선파에
의용병으로 참가해 철교 파괴 밀명을 받고 적의 전선에 잠입한다.
현지에서 게릴라 협력하에 임무 수행을 해야만한다.
그곳에서 그는 파시스트군에 부모를 잃고 성폭행을 당한채 머리를 삭발당하고 버려졌다가
게릴라에게 구출되어 파시스트에게 복수를 꿈꾸는 스페인의 시골처녀 마리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사랑과 모험 이야기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36년, 스페인에서는 전체주의 독재를 꿈꾸는 프랑코의 군부 세력(국민당파)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시민 세력(공화파)의 내전이 벌어진다.
이 전쟁에는 스페인 사람뿐 아니라 국민당파의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스페인에 들어와 공화파 군대에 가담하게 된다.
이 시기 미국의 소설가이자 신문사 기자였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당시 특파원으로 스페인에 파견되어 국민당파와 공화파의 치열한 내전을 생생히 겪은 경험자이다.
이때의 경험과 취재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바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공화파를 돕기 위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미국인 청년 로버트 조던인데스페인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던 로버트는 공화파 군대에서 1년 가까이 폭파원으로 활약한다.
그러던 중 공화파 군대의 총공격에 맞추어 과다라마 산맥에 위치한 다리를 폭파해 국민당파 군대의 합류를 막으라는 임무를 받고 유격대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유격대 대장인 파블로는 폭파 작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작전 실행을 반대한다.
유격대 동료들과 함께 임무를 준비하던 로버트는 이곳에서 시골처녀 마리아를 만나사랑에 빠진다.
이쯤해서 나의 개인적 이야기를 해야겠다.
내가 이 영화를 본것은 아주 어릴때였다. 그 후, EBS의 주말의 명화시간에 몇 번을 다시 보았다.
그때마다 시골처녀로 분한 잉그릿 버그만의 매력에 빠져 들었었다.
삭발당했다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머리 모양, 타오르듯 반짝이는 눈동자, 청순하면서도 지적인 외모,...
그녀는 이 영화에서 순박하면서도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헤밍웨이는 이 소설을 쓰면서 소설속의 미국청년 로버트 조던을 친구였던 게리쿠퍼와
시골처녀 마리아는 잉그릿버그만을 상상하며 소설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다시 작품이야기로 돌아가서.
로버트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폭파할 다리 주위를 탐색하며 치밀하게 작전을 세우지만, 뜻하지 않은 눈보라에 예상치 못한 적군의 습격으로 곤경에 처하게 된다.
폭파 작전이 예정되어 있던 날 새벽에는 작전을 반대하던 파블로가 폭파 장치를 가지고 도망을 가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고만다.
하지만 로버트는 포기하지 않고 폭파 장치는 없지만 남아 있는 폭약과 수류탄을 이용해 다리 폭파를 시도한다.
다행히 배신한 줄 알았던 파블로가 탈출에 필요한 여러 필의 말을 데리고 다시 나타나는 기적 같은 일이 생긴다.
결국 로버트는 다리 폭파 작전을 수행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적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중
그가 타고 있던 말이 적군이 쏜 총에 맞으면서 로버트는 말 위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 더 달아날 수 없게 된다.
로버트는 마리아와 파블로, 그리고 다른 유격대원들이 무사히 탈출할 시간을 벌기 위해 홀로 적군을 상대하기로 결심한다. (결국 장렬한 최후, 죽음을 맞는다)
"나는 내가 믿고 있던 것을 위해 지난 일 년 동안 싸워 왔지.
만약 우리가 여기서 승리를 거두면 우린 어디서나 승리를 거두게 될 거야.
이 세계는 아름다운 곳이고, 그것을 위해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지."
그의 마지막 독백이었다.
모국이 아닌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로버트의 모습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스페인 내전은 안타깝게도 국민당파의 승리로 끝이났고 이후 스페인은 프랑코가 죽는,
1975년까지 독재 정권 통치 아래 놓이고 말았으며 실제 스페인 내전에서는 로버트같은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헤밍웨이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전쟁에 뛰어든 이들의 진한 동료애와 용기,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말한다.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의 맴버들.
左로 부터 잉그릿 버그만(Ingrid Bergman), 감독 : 셈 우드( Sam Wood),
게릴라 유격대원 짚시여인,(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수상). 게리쿠퍼(Gary Cooper)
나는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협곡으로 가는길은 생각했던것보다 힘들고 험했다.
헤밍웨이는 이 길을 다니며 가파른 절벽과 그 사이에 흐르는 과다레빈 강을 따라 형성된
120m 높이의 협곡을 보며 작품을 구상했을 것이다.
헤밍웨이는 무명작가 시절, 수 백 곳의 출판사에 작품을 보냈지만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었다.
그래서 종군기자, 사냥꾼, 권투선수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하면서 작품을 썼다.
특히 가난으로 파리의 뒷골목을 전전하다, 도저히 배고픔을 참을 수 없으면 공원의 비둘기를 잡아 구워 먹었다.
헤밍웨이뿐만 아니라, 당시 파리의 싸롱을 전전하던 수많은 예술가들은 비둘기 사냥을 위해 유모차를 사용했는데,
산책 나온 것처럼 위장하고, 비둘기가 몰려오면 모이를 주는척 하며, 한마리씩 잡아 유모차에 숨겼다가 잡아먹었다고 한다.
가난과 무명의 설움을 견디지 못한 그는 홀연히 스페인 내전의 용병을 자원한다.
이때 겪은 모혐적인 삶이 '무기여 잘 있거라' 와 같은 뛰어난 소설로 노벨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쓰는 걸로 알려져 있다.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간호사와의 사랑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다리 부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되었을 때 짝사랑하던 간호사가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썼고
(군인으로 참전한 게 아니라 적십자의 운전요원으로 참전했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아프리카 여행 경험을 토대로, <노인과 바다>는 바다낚시에 심취했던 경험을 토대로 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 발발했고, 소설은 1940년 발간되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당시 북미신문연맹(the North American Newspapaer Aliiance)의 종군 기자 자격으로 스페인에서 취재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다.
참고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퓰리처상(1953년)과 노벨문학상(1954년)을 받은 작품은 <노인과 바다>다.
그러나 그 해에 헤밍웨이는 2번의 항공기 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노벨상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 사고로 그의 특징이었던 강인한 신체와 활동적인 생활을 잃었다.
이후 사고 후유증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연 집필량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1961년 의지만큼 강했던 자존심은 그는 아이다호 주에서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네 번이나 결혼했지만 결국 행복하지 못했던것 같다.
Ronda의 Puente Nuevo(누에보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에는 협곡을 따라 길이있다.
바로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길이다. 그가 평소 산책을 하면서 명상을 하던 이 길에는 찻집도 있다.
이 길을 걷다가 차 한 잔을 마시며 그의 생애를 되짚어 보는것도 여행의 추억이 될것이다.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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