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2022 VI

Chris Yoon 2022. 1. 7. 01:06

 

 

 

2022년에는 南美로 여행을 떠나자

코로나는 끝나지않았겠지만 4차 접종까지 맞고 마스크를 쓰고 여행을 떠나자

페루 마츄픽츄로 가서 인디오들이 콘도르를 부르는 갈대피리소리를 들으며 사진을 찍고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쿠바로 가서 여장을 풀고

아마죤으로 들어가서 배불리 먹으며 일년만 살다오자

 

 

 

 

 

남미 페루에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페루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한국에 다니러 나왔다가 코로나19로 돌아가지 못하고 근 2년을 한국에 머물다가 겨우 돌아가서 다시 병원을 재정비, 운영을 다시 시작한 의사이다.

그는 내가 항암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해왔다.

더듬더듬 말을 잇는 그의 먼 곳에서 온 전화 목소리.

'이곳은 높은산위로 올라가면 자생하는 약초가 있지요.

그것을 캐서 식용으로먹고, 아마존으로 들어가면 큰 뱀장어도있고 거북이도 있는데 그런것들로 자연식을 하면서 이곳에서 지내시면 틀림없이 나으실 수 있을겁니다.

꼭 와주십시요.'

그의 목소리는 흩어지는 낙엽같이 동문서답을 하는듯 자꾸 말의 연결을 잇지못하고 횡설수설 한다.

나는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곳에서 어느정도 치료가 끝나고나서 그때 이야기할 사항들입니다.'

그는 울적한 마음에 술에 취해서 하는 전화라고 고백을하며 계속 두서없이 지껄인다.

그러나 모국어도 다 잊은 그가 진심으로 전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것뿐이라는것을 나는 잘 알고있다.

 

나는 항암치료가 어느정도 끝나고 나면 남미여행을 떠나고싶다.

마츄픽츄로 가서 정교하게 짜맞춘 돌축대를 보며 옥수수가 심어졌던 땅위에서 멋대로 뛰노는 라마의 목을 쓸어안고

인디오들이 독수리를 부르는 갈잎피리소리를 들을것이다.

그리고 쿠바로 가서 야자나무에 해먹이 걸린 바닷가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잠을 잘것이다.

 

아마존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가면서 큰 물고기를 잡아 그들이 조리해주는 저녁식사를 하고

아르헨티나로 가서 비글해협 세상 끝에 있는 어둠이 깃드는 우수아이아 등대를 찾아가 등대를 몇바퀴쯤 돌며 스마트폰에 파도소리를 녹음해서 돌아올 것이다.

가자, 꼭 가자.

아프지말고, 항암치료가 끝나는대로 나는 꼭 떠날것이다.

 

Chris Yoon

 

 

* Cusco에 사는 그가 보내온 사진들.

위 / Cusco. 그의 처의 집, 즉 처가집에서 바라본 앞산. 무지개가 아름다워서 찍었다한다. (그의 사진)

아래 / 좌 : 그는 Cusco에서 병원을 경영하는 의사이다. 가는 곳마다 태극기를 걸어놓은 그의 애국심이 엿보인다

우 : 그의 생일 Party 사진. 어린 돼지로 만든 바베큐와 구운 바나나와 감자, 그리고 그의 늠늠한 상체를 디자인한 생일케익. 그의 부인, 글라디스의 정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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