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케이드'(Velcade)와 '스테로이드'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나의 건강상태는 여전히 체력의 밑바닥을 맴돌며 '전신경쇄 아밀로이드종'을 동반한 '다발성 골수종'의 고통은 여전하다.
'아밀로이드종'으로 인하여 심장과 신장은 단백질이 에워싸고 있어 단백뇨가 계속되고 폐에 물이차니 온몸이 부종으로 인하여 몇 발자욱만 걸어도 숨이차고 하체가 부어올랐기때문에 발걸음이 무겁고 빈혈증세로 보행이 힘들다.
게다가 시력까지 저하되어 글을 쓰다보면 때로는 촛점이 맞질않고 글자가 두개로 보이며 흔들릴때가 있다.
후유증도 적지않다. 식욕저하로 입맛이 없다가도 불현듯 생각나는 음식이 있어 조리를 하려고하면 금방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난다. 그럴때면 정수기에서 물을받아 벌컥벌컥 두컵씩 마신다.
마신만큼 몸은 더 붓는다.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좋을까?...
불면으로 인하여 새벽 두세시가 되면 잠에서 깬다.
잠결에도 퉁퉁 부어있는 다리나 발등이 거추장스럽고 복부아래가 남의 비개덩어리처럼 느껴진다.
그럴때는 더 이상 누워있질 못하고 일어나 컴퓨터앞에 앉아 뭐던지 토닥거리며 써야만된다.
부작용을 견뎌내고 항암치료가 끝나고나면 나의 체력은 원상복귀가 가능할까?...
예전처럼 나의 의사대로 내 사지를 움직이며 사진을 찍으러 여행길에 다시 오를 수는 있을것일까?
그렇게 되기위해서 나는 이토록 생명의 끈을 연장시키려 애쓰는 것이다.
2021년 12월 23일.
항암치료를 세번째 하기위해 병원을 찾았다.
캠핑용룩색을 메고 꼿꼿하게 걸어서 송헌호교수의 진료실을 찾아가 진료상담을 받고 입원수속을 하려고 넓은 로비를 걸어가는 나의 뒷모습은 얼마나 패기있고 당당한 청년의 뒷모습인가!
입원실을 찾아가 간단한 신상명세서를 쓰고나면 나의 팔목엔 바코드가 채워진다.
이제부터 나는 북극에서 멸종되어가는 북극곰이나 오스트레일리어 필립섬에서 보았던 엔젤펭귄들처럼, 아니.,,, 우리나라에도 수입하여 기르고있는 종자가 좋은 명견들처럼 바코드가 있는 치료를 받고있는 생명체이다.
간호사들이 내 바코드를 확인하고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고 혈당을 재고 주사를 놓을 것이다.
방을 안내받아 물품을 정리하고 환자복을 갈아입고 잠시 쉬고있는데 허미라 전임간호사가 왔다.
나의 모든 치료 스케쥴과 송헌호교수로부터 처방되어 내려오는 복용약과 주사와 입원기간 동안의 안전을 책임지고 다음 입원스케쥴까지 꼼꼼히 준비해주는 분이다.
그동안 아침, 저녁 회진을 돌때 송교수를 보좌하여 옆에 서있는 모습을보며 수차례 눈인사는 했었으나 대화를 나누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뇨제 사용을 금지했던건 항암제 치료제 '벨케이드'(Velcade)에 영향을 미칠까봐 금지했던 것이 아니고 나의 체력저하가 문제가 될까봐였다.
그러나 체력저하가 오거나 부작용이 심하지않으므로 앞으로는 강한 이뇨제를 써서 부종을 다스리며 치료하기로 했다.
항암치료 세번째 치료 '스테로이드'와 '벨케이드'주사 투여
저녁 7시. 알약 13알 복용, '스테로이드'30분간 링게르 방식으로 주사. 의사가 와서 '벨케이드'(Velcade)정맥주사 투입 완료.
약간의 어지럼증, 잠깐 잠이 들었다가 자정무렵 깨어나다.
옷이 땀에 축축하게 젖었다.
극복하고 견뎌야한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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