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엇이 되어 우리 다시 만나랴
어제에 이어 개에 관한 사랑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해야겠다.
어린시절부터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은 사랑에 가까웠다.
어린시절, 마당이 넓은집에 개가 한 마리 있었다.
나하고 태어난 시기가 아마도 같았으리라.
그렇게 시작된 개와의 연(緣)은 청년기까지 계속되었다.
학교를 다닐적에도 개가 두 마리나 있는 집에 살았는데
하얀 털이 긴 스피츠종류라서 일주일에 한번씩 목욕을 시켜줘야 했다
그 바쁜 중에도 송판을 사다가 집을 지어주고 목욕을 시켜가며 아르바이트를 다녔다.
청년시절, 직장을 다니면서도 개를 얻어다 길렀는데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동네 밖까지 마중을 나오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나를 앞서서 집에 데리고 가던중
길가에 주저앉아 끌어안아주면 얼굴을 핥아주던 정이 많던 녀석이었다.
어제는 경기도 용문산에 있는 큰 절을 찾아갔다.
그곳에도 나와 연이 있는 개가 있다.
보통 절집의 개는 드나드는 신도들 탓인지, 아니면 주지스님의 교육을 받은 탓인지
영특함이 이루 말 할 수 없다. 염불이라도 할듯이 도를 닦았다.
수많은 불자들을 위해 길안내를 하고 한가로울때는 절마당에 앉아 절을 지킨다.
몇 년전 초겨울 산행을 갔다가 하도 추워서 절간으로 들어가 햇빛이나 쬐며
추위를 피한다는 것이 그 절집의 개와 친해져 연을 쌓게 된것이다.
갈적마다 나를 알아보고 마중을 나온다.
그렇기때문에 보고싶어서 마음이 움직이면 나도 모르게 절집으로 찾아간다.
어제도 그렇게 찾아가 시간을 보냈는데 돌아올때는 절입구까지 배웅을 받았다.
아무튼 세상을 살면서 개와 쌓은 연들은 많기도했다.
같은 중생으로 태어났으나 하나는 인간의 모습으로, 또 하나는 개의 모습으로
태어난것 뿐이다.
Jacob's Piano - Mariage D'Amour (2017) Single
Mariage D'Amour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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