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自 彫 像

Chris Yoon 2021. 11. 16. 05:25

 

 

 

自 彫 像

 

 

어려서 부터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사람의 얼굴을 그렸던 아이는

콧밑에 까만 수염이 나면서부터 진흙으로 사람의 얼굴을 빚었다

그의 환쟁이 기질이 정점을 찍으며 정액냄새가 와우산의 아카시아 향기처럼 피어 오르던 나이,

깨진 거울 하나를 앞에 놓고 자신의 투영되는 얼굴을 보며 두상을 진흙으로 빚었다

거울의 반사면을 통해 자신과 맺어지는 동성애와 다름없는 순간들이

울컥 속을 뒤집으며 참아 낼 수 없는 어느 순간,

자신을 그대로 사랑할 수 없고 한 시절의 화창한 자신을 사랑 한다는 나르시즘에

그는 속절없이 가슴앓이를 하며 울었다

 

 

- Chris Nicolas -

 

 

 

 

* 自彫像이란 자신의 얼굴을 진흙으로 빚어 석고나 주물로 뜬것을 말하며

윗 詩에 나오는 와우산은 홍익대학교 內에 위치한 뒷 산을 말합니다.

 

사진 / 홍익 대학교 1년때, 학습과정으로 自彫像을 만들어 교내 전시를 하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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