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행자의 詩

Alienation - 뭐였나, 서로에게 우리는 - 윤필립

Chris Yoon 2021. 11. 15. 02:02

 

 

뭐였나, 서로에게 우리는           윤필립

 

 

당신과 나 사이에는 늘 시간의 어긋남이 있었다는걸

봄바다에 혼자 앉아 생각해 본다.
내가 일찍 눈을 떠 당신을 찾는 그 시간에 당신은
다른 일로 다른 거리를 늘 배회하고 있었다
서로 사랑한다는 우리는 늘 그 모양으로 떨어져 살았다.
당신이 있는 서울에 꽃 피고 새가 울어도

나는 이국에서 혼자 사막을 걸으며 당연히 세상이 그런건줄 알았다.

소용돌이 치는 혼돈 속에서, 인생의 실패만 거듭하다가
허무와 실의속에 비참한 일생을 마쳤던,

과거의 시대에 어긋난 사랑을 했던 역사속의 인물들을 떠올려 본다,

쇼팽, 모딜리아니, 로트랙, 수잔 발라뚱...

한시대를 풍미했던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들이 묻혀있는 이국의 무덤

우리는 왜 같은시간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걸까?

서로의 국적이 다르지도 않고

서로의 언어가 다르지도 않으면서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왜 늘 시간의 어긋남만 있는걸까?

봄이오는 바닷가에 앉아 하루종일 생각해 봤지만

나는 끝내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글 / 윤필립

여행지 /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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