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행자의 詩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Chris Yoon 2021. 11. 15. 01:38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난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 시 /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 여행지 / Vienna, Austria

 

 

 

 

 

 

旅行者

 

 

 

날 기억하는 사람

나를 잊은 사람

내가 잊은 사람

내게 다가오는 사람

나를 떠난 사람

내가 보낸 사람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너무 많은 이별들을 만들고

또 그리워하고

내가 사랑한 사람

나를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할 사람

 

 

 

지구상의 오지를 가기위해 버스를 타면 사람이 많아서

버스 위에 앉아 먼지가 풀풀나는 길을 달려가는일이 종종 있다

그런대로 기분이 좋다.

노래라도 흥얼거리게 된다

그런데 가끔씩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왠지 눈물이 난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이별을 했던가?

佛家에서의 가르침이 인연이 되려면 아무리 막아도 만나게 되고

그 인연이 끝나면 아무리 붙잡으려해도 떠나간다고 하지않았나

그러나 노래는 희망적이다

<내가 사랑할 사람>으로 끝이 난다

고향은 내가 태어나 자란곳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라는 이치와 같다

 

 

 

우리가 보통 Nocturne이라고 하는 음악들은밤에 듣는 곡, 즉 야상곡(夜想曲)을 말한다.

따라서 오케스트라로 편성된 음악보다는 피아노나 바이얼린같은 단일 악기 연주곡이 많다.

여기, 피아노로 연주하는 Nocturne들을 모아 보았다

여행을 할때, 그 나라에 가서 그들의 음악을 듣는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생소한 음악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 시간을 위하여 MP3에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채워 가는것도 좋다

나는 먼 나라를 떠돌며 버스를 3~4시간을 달려서 국경을 넘을적에, 혹은 긴 여행에 피곤이 쌓여 오히려 잠을 이룰 수가 없던 밤에 준비해간 음악들로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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